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영희 교수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거꾸로 올라와 여러 불편 증상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 몸의 식도와 위 사이에는 위 내용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조여주는 ‘하부 식도 괄약근’이라는 밸브가 존재한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거나 식사 후 바로 눕는 습관이 반복되면 위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이 괄약근이 제 기능을 못 하고 느슨해지게 된다. 이때 산도가 높은 위산이 식도 점막을 자극하며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 질환의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명치 끝에서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듯한 가슴쓰림과 산 역류 현상이다. 하지만 증상은 생각보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명치의 불편감이나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 음식을 삼키기 힘든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만성적인 기침이나 쉰 목소리처럼 감기나 기관지 질환으로 오해하기 쉬운 비전형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 많은 환자가 정확한 진단 시기를 놓치곤 한다.
다행히 위식도역류질환은 전형적인 증상만으로도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하며, 대부분 위산 분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약물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된다. 다만 약물 복용 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식도염이 심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점막의 상태를 정밀하게 살펴야 한다. 내시경만으로 원인이 불분명할 때는 24시간 동안 식도의 산도를 측정하거나 식도의 운동 기능을 평가하는 정밀 검사를 추가로 시행해 하부 식도 괄약근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약물 치료만큼이나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증상을 조절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체중 감량과 함께 금주, 금연을 실천해야 하며 카페인 섭취 또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과식과 야식을 멀리하고, 식사 후 적어도 3시간 안에는 눕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위산 역류가 오랜 기간 방치되면 식도 궤양이나 출혈, 식도가 좁아지는 협착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식도 점막이 변성되어 식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바렛 식도’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즐거워야 할 설 명절이 통증으로 얼룩지지 않으려면 스스로 식사량을 조절하고 지나친 음주를 피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만약 명절 이후에도 역류 증상이 반복된다면 참기보다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건강한 일상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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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