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식탐’ 넘어선 질병... ‘음식 중독’의 덫에서 벗어나기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배달음식과 간편식 이용 증가, 그리고 스트레스성 폭식 등으로 인해 ‘음식 중독’이 새로운 형태의 생활습관 질환으로 심각하게 주목받고 있다. 음식 중독은 단순히 식탐이 강하거나 과식을 하는 수준을 넘어, 특정 음식에 대한 강렬한 갈망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알코올이나 니코틴 중독과 유사하게 뇌의 보상 체계 이상과 관련된 문제로,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닌 의학적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

음식 중독의 핵심 기전은 뇌의 보상 체계에 있다. 단 음식이나 고지방 음식을 섭취할 때 다량 분비되는 도파민은 뇌의 쾌락 중추를 강력하게 자극한다. 이러한 자극이 반복되면 뇌는 해당 음식을 ‘보상’으로 인식하고 습관적으로 갈망하게 된다.

여기에 스트레스, 우울감, 외로움 등 부정적인 감정이 더해지면 음식 섭취가 일시적인 위안 수단으로 작용하여 중독을 더욱 강화한다. 불규칙한 식사, 수면 부족, 잦은 야식, 가공식품 및 패스트푸드 위주의 식습관 역시 중독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먹어야만 한다”는 강한 충동과 섭취 후 뒤따르는 죄책감은 중독의 악순환을 형성한다.

음식 중독은 전반적인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지속적인 과식은 비만,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고지혈증 등 다양한 대사 질환으로 이어지는 주범이다. 또한 혈당과 인슐린 불균형을 초래하여 만성적인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기도 한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죄책감, 자존감 저하, 불안, 우울 증상이 동반되어 대인관계나 업무 수행에까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포만감이 있어도 계속 먹는 행동 △섭취를 줄이려 했으나 반복적으로 실패하는 경험 △과식 후의 심한 죄책감과 수치심 △음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다. 진단은 자기보고 설문, 섭식행동 검사, 정신건강 평가 등을 통해 위험군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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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중독 치료는 단기간의 식단 조절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인지행동치료, 영양 상담, 생활습관 교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며,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가 보조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특히 개인의 의지만으로 극복이 어려운 만큼, 가족과 주변의 이해와 지지 역시 중요한 치료 요소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 식사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집에 보관하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배고픔과 포만감을 구분해 인식하는 훈련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체 활동을 찾는 것도 효과적이다. 가벼운 산책이나 명상, 독서 등 음식 외의 긍정적 자극으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 중독 위험군의 공통점은 불규칙한 식습관이다. 식사일지를 기록하면서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과식하는지 확인하면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혼자 식사하는 ‘혼밥’ 문화가 확산되면서 음식 중독 위험이 더 높아지고 있다. 혼자 식사할 때는 미리 정한 양만 준비하고, 남은 음식은 바로 치워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무심코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음식을 먹으면 섭취량이 늘어나기 쉽다. 식사 환경을 의식적으로 통제하고, 식사에만 집중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음식 중독을 예방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음식은 에너지를 제공하는 필수 요소이지만, 지나친 집착은 건강을 해치는 질환이 될 수 있다. 음식 중독은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닌 전문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임을 인지하고, 일상 속 작은 습관을 점검하며 필요할 경우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건강한 식습관과 삶의 균형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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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