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뛰는 속도’가 건강 지름길... ‘슬로우 조깅’이 뜬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시작된 ‘슬로우 조깅(Slow Jogging)’이 최근 국내에서도 뜨거운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걷기와 달리기 사이의 느린 속도로,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고, 웃는 얼굴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달리는 이 운동법은, 특히 고령자와 비만인, 그리고 운동 초보자들에게 새로운 건강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슬로우 조깅은 시속 4~7km의 속도로 천천히 달리는 것이 핵심이다. 단순히 걷는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건강적인 측면에서는 놀라운 반전 효과를 자랑한다.

같은 속도일지라도 슬로우 조깅은 걷기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져, 체중 감량과 체지방 감소에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복부 내장 지방을 녹이는 데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발뒤꿈치 대신 발바닥 앞부분(니코니코)으로 착지하는 독특한 주법은 달릴 때 무릎과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기존 달리기 대비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여준다. 이로 인해 관절이 약한 고령자나 체중이 많이 나가는 비만인도 부담 없이 장시간 운동이 가능하다. 아울러 천천히 뛰어도 허벅지 앞쪽, 엉덩이, 허리 근육 등 평소 잘 쓰지 않는 큰 근육을 활발하게 사용하게 되어 근력 유지 및 강화에 도움이 된다.

슬로우 조깅의 효과는 체중 감량을 넘어선다. 꾸준한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통해 다양한 건강 증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심박수를 과도하게 높이지 않는 강도로 운동을 지속하면 지방 대사가 활발해져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 대사증후군 개선 및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압을 조절하여 심장병,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기여한다.

여기에 뼈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 골밀도를 높이고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며, 뇌 혈류량을 증가시켜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며,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었다.

슬로우 조깅은 격렬한 운동 후 피로 회복을 돕는 ‘능동적 회복(Active Recovery)’의 한 형태로 분류되기도 하며, 운동 초보자나 체력이 약한 사람들도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진입 장벽이 가장 큰 장점이다. ‘힘들다’는 느낌이 들면 속도를 더 늦추면 되기에, 무리하지 않고 오래 지속할 수 있어 꾸준한 건강 관리 습관을 형성하는 데 이상적이다.

빠르게 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싱글벙글 페이스’를 유지하며 매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건강 수명을 늘리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제 숨차고 고통스러운 달리기에 대한 트라우마는 버리고, 느림의 미학이 담긴 슬로우 조깅으로 건강한 삶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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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