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 심정지 원인 '뇌졸중'...전조증상은?

▲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대표원장
최근 영화배우 강수연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뇌출혈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근래에 두통 증상으로 진료를 보는 환자들은 뇌출혈 가능성이 있을지 걱정하거나, 정밀검사를 원하는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뇌졸중은 정확히 무엇이고, 강수연처럼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에게 뇌졸중의 전조증상과 예방법 등을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Q. 중풍, 뇌졸중, 뇌출혈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중풍(中風)’은 편마비나 언어장애, 의식 저하가 갑작스레 발병하며 빠르게 진행되는 풍(風)의 특징을 지니는 것을 뜻합니다. 이에 해당하는 의학용어는 ‘뇌졸중(Cerebrovascular accident, stroke)’입니다. 즉,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중풍과 뇌졸중은 유사한 표현입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파열되는 ‘뇌출혈’을 합쳐서 부르는 용어입니다. 빈도상으로는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80% 정도를 차지합니다.

Q. 뇌졸중, 젊은 나이에도 발생하나요?
A.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최근 10년간 국내 뇌졸중 환자를 분석한 결과, 뇌졸중 환자의 평균 나이는 68세, 뇌경색은 70세, 뇌출혈은 64세였습니다. 그중에서도 강수연 배우의 사망 원인으로 추정되는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은 평균 발생 연령이 58세로 비교적 젊은 편입니다. 30~50대 사이의 연령에서도 제법 많이 발생합니다.

Q. 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뇌졸중은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경미한 증상으로는 두통이나 어지럼증부터 편측의 마비 증상, 언어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각한 뇌졸중의 경우 뇌압이 상승해 호흡곤란, 의식 혼란, 심정지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강수연 배우는 뇌출혈 후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경미한 전조증상의 경우 뇌경색에서는 흔히 발생하지만, 뇌출혈에서는 두통 외에는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는 아무런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뇌출혈의 위험성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평소 두통이 빈번하면서 혈압이 자꾸 올라가는 경우는 머릿속에 시한폭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상생활 중 편측의 얼굴이나 팔다리의 감각 이상, 저림, 힘 빠짐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경우 흔히 범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피곤해서 그렇겠거니,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겠거니 하고 넘겨버리는 것입니다. 물론 온몸이 저리고 힘이 없는 경우는 피로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온몸이 아닌 편측에서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경색의 전조증상일 확률이 높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갑자기 발생한 편측의 감각 이상 마비 증상은 경미하더라도 뇌경색의 위험신호입니다.

Q.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A. 앞서 뇌졸중이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뉜다고 설명한 것처럼, 뇌경색과 뇌출혈은 골든타임이 다릅니다.

뇌경색의 경우 혈관을 막는 혈전을 녹이는 ‘혈전용해술’이라는 치료가 있는데, 뇌경색 발생 후 4시간 이내를 골든타임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골든타임이 지나면 혈전을 녹이는 시술 자체의 위험성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치료를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경색의 경우 이처럼 골든타임이 중요하지만, 실제 골든타임 내에 병원을 찾는 뇌경색 환자의 비율은 10% 미만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경미한 마비 증상을 가볍게 여기는 이들이 의외로 많은 것도 이런 통계 수치의 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반면 뇌출혈의 경우, 뇌경색에서의 4시간처럼 골든타임이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빨리 수술한다고 꼭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뇌부종’ 때문인데, 뇌출혈의 경우 뇌경색에 비해 뇌부종이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뇌부종은 수술 자체를 힘들게 하고 수술의 위험성도 높이기 때문에, 뇌부종을 약물로 조절하고 수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뇌출혈의 예후는 골든타임보다 ‘출혈의 위치와 출혈량’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Q.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A.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하면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흔하고, 완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더욱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뇌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과음과 흡연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은 뇌졸중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 과로, 운동 부족 등도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 뇌졸중 예방 관리 차원에서 뇌 MRI, MRA 등을 반드시 촬영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50대 이상, 고혈압, 뇌혈관질환 가족력 등의 위험요소가 있는 경우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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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