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병을 낳는 '당뇨'...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는?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당뇨는 가장 흔한 만성질환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지만, 조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가 무서운 이유는 뒤이어 따라오는 질환들 때문이다.

당뇨는 혈액 속 포도당(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질환이다. 우리 몸은 음식을 통해 얻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슐린의 역할이 중요하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호르몬으로, 신체 내 혈당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면 혈당이 높아지게 된다.

혈당이 장기간 조절되지 않으면 급성 또는 만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급성 합병증은 혈당이 급격히 변할 때 발생하며, 즉각적인 치료를 요한다. 대표적으로 ▲저혈당 ▲당뇨병성 케톤산증 ▲고삼투압성 고혈당이 있다.

저혈당은 혈당이 70mg/dL 미만으로 낮아진 상태로, 약물치료 과정에서 당뇨 환자가 흔히 겪는 합병증이다. 필요 이상으로 인슐린을 투여했거나 당뇨약을 올바르게 복용하지 않은 경우, 식사를 거르거나 과도한 운동을 한 경우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저혈당이 발생하면 식은땀이 나고 맥박수가 증가하며, 두통, 어지럼증, 손떨림, 의식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혈당이 70mg/dL 아래로 떨어졌을 때 의식이 있다면 설탕 15g, 주스 175ml, 꿀 1숟가락(15ml), 요구르트 100ml, 주스 175ml, 사탕 3~4개 등을 섭취하고,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만들어지지 않는 1형 당뇨 환자에게서 흔히 발생하며, 인슐린 부족이 원인이다. 1형 당뇨 환자가 인슐린 투여를 중단하거나 감염증, 수술 등의 이유로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했을 때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입 마름, 숨 쉴 때 느껴지는 과일향, 다뇨, 체중 감소, 쇠약감, 구토, 복통, 빈맥, 저혈압, 의식 변화 등이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수액 보충, 인슐린 투여 등으로 탈수와 고혈당을 개선해 치료한다. 또 전해질 이상도 동반되므로 이에 대한 치료도 병행된다.

고삼투압성 고혈당은 주로 2형 당뇨 환자에게서 발생하는 급성 합병증이다. 600mg/dL 이상의 고혈당이 지속되면 신장은 체내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한다. 이 때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심한 탈수 증상이 나타나고 탈수로 인한 저혈압, 빈맥, 의식 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 고삼투압성 고혈당은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증상 발현 시 수액 보충, 인슐린 투여, 전해질 보충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당뇨로 인한 만성 합병증은 신체 곳곳에 영향을 미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만성 합병증에는 ▲심혈관 질환 ▲당뇨병성 신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당뇨병성 족부병증 ▲당뇨망막병증 등이 있다.

당뇨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당뇨 환자는 동맥경화증 발병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4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혈관 내벽이 손상돼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면서 콜레스테롤과 같은 물질이 쌓이고 플라크를 형성하게 된다. 이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고, 심한 경우 혈류가 차단돼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가 오랜 기간 지속돼 신장의 작은 혈관들이 손상되면서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다. 질환이 악화되면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돼 투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성 신증의 증상은 단백뇨, 거품뇨, 부종, 고혈압, 피로, 빈혈, 메스꺼움, 구토, 소변량 감소 등이다. 치료는 신장의 손상을 늦추는 것을 목표로 시행되며, 혈당 조절, 혈압 조절을 비롯해 단백질 섭취 조절, 신장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약물 치료 등이 도움이 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신경이 손상돼 여러 문제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말초신경계에 나타나며 일상에 불편을 야기한다. 주요 증상은 손과 발의 감각 저하, 말초 통증, 저림 등이다. 환자들은 흔히 '화끈거린다',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 라고 통증을 표현한다. 증상이 악화될수록 감각은 더욱 둔해진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성 족부병증으로 이어진다.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당뇨를 가진 사람의 발에 생기는 모든 문제를 말한다. 당뇨로 인해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면 감각이 둔해지고 세균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발에 쉽게 상처가 생기고, 잘 아물지 않는다. 통증을 느끼지 못해 방치하는 사례가 많은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발 궤양이 괴사로 진행돼 절단해야 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당뇨 환자의 경우 발톱을 깎거나 티눈, 굳은살을 제거할 때 생기는 작은 상처도 문제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은 고혈당으로 인해 모세혈관에 손상이 생겨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시력 장애,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 및 치료가 필수적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시야 흐림, 야간 시력 저하, 비문증, 광시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은 신생혈관의 유무에 따라 비증식성 망막병증과 증식성 망막병증으로 나뉜다. 비증식성 망막병증은 망막에 미세한 출혈이 생기고 신경막이 부어오르며 서서히 시력이 저하되는 초기 단계다. 증식성 망막병증은 혈관이 막히고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망막 위에 신생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성장하는 단계다. 신생 혈관은 쉽게 파열돼 출혈을 일으키고, 망막박리, 녹내장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증식성 망막병증 상태에서는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실명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당뇨 환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당뇨는 수많은 질환의 씨앗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 환자는 인슐린 치료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며 식이조절로 혈당을 관리해야 한다. 2형 당뇨는 인슐린 저항성과 생활 습관이 영향을 미친다. 조기 발견 시에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주로 과체중, 비만일 때 2형 당뇨 위험이 높아진다. 2형 당뇨는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 약물치료를 병행해 증상을 개선해야 한다.

2021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600만 명을 넘어섰다. 당뇨병전단계 인구도 1500만 명에 달한다. 흔한 질환이지만 가볍게 넘기면 큰 병을 부를 수 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 당뇨 합병증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야 한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