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송승환 교수

국가암정보센터에서는 매년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암과 관련된 현황을 조사하여 국가암등록통계를 발표한다. 가장 최근인 2024년 자료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전체 암환자 발생률은 522.7명이고, 폐암의 발생률은 11.5%로 갑상선암 (12.0%), 대장암 (11.8%)에 이어 3번째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폐암의 사망률은 21.8%로 2위인 간암 (11.7%)에 비해 많이 높은 암이다. 즉, 폐암은 발생률과 사망률이 모두 높은 암이라고 할 수 있다.
폐암은 조기에 발견하여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약 75% 이상의 높은 완치율을 보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과 진단이 어려운 질병이다. 흔히 사람들이 폐암이 생기면 동반된다고 생각하는 기침, 객혈,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렵고, 치료를 하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검진을 받고 있으며, 흉부 CT 검사를 추가해서 시행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폐의 결절 등 의심되는 병변이 우연히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흉부 CT에서 유리를 갈아 놓은 듯 뿌옇게 보이는 폐의 음영 (간유리음영) 이 발견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실제로 우연히 발견된 간유리음영을 주소로 외래를 내원하는 경우가 상당한 수에 달한다.
국내외의 여러 연구에서 간유리음영이 관찰된 환자를 수술한 결과, 폐암의 전단계에 해당하거나 초기 폐암으로 밝혀지는 등 폐암과 관련성이 높다고 보고하고 있다. 다만, 국제적인 기준에 따르면 모든 간유리음영을 수술적으로 절제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수개월 간격으로 추적관찰을 하면서 크기나 모양, 음영의 농도 변화 등을 지켜보는데, 이때 크기가 작고, 뚜렷한 변화가 없는 경우 장기간 추적관찰을 하는 경우도 있다.
폐암의 위험인자는 대표적으로 흡연을 꼽을 수 있다.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는 폐암에 걸릴 상대적인 위험도가 약 15-80배 가량 증가한다, 간접흡연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데, 흡연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비흡연자의 경우도 폐암의 발생 위험도가 많게는 약 2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면, 비소 등 직업적으로 장기간 노출되는 물질들도 폐암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흡연자가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의 위험이 훨씬 더 커지게 된다. 수년전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라돈 등의 방사성물질도 폐암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외 대기중이나 요리할 때 나오는 미세 먼지나 분진도 폐암의 위험인자로 여겨지고 있다. 폐암의 발생은 대부분 후천적인 유전이 변이로 인해 생기게 되므로, 선천적인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가족 중에 폐암 환자가 있다면 그렇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의 발생 위험도가 약 2-3배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다만, x-ray 나 CT 등 방사선학적 검사에서 환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매우 미미하여 폐암의 발생 원인이 되지 않는다.
사람의 폐는 우측에 3엽 (우상엽, 우중엽, 우하엽), 좌측에 2엽 (좌상엽, 좌하엽) 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통적으로 폐암의 수술적 치료는 폐암이 발생한 엽을 절제하는 폐엽절제술이다. 하지만, 최근 대규모 연구를 통해 크기가 작고, 일정한 기준에 맞는 간유리음영 등에 대해서는 폐엽절제술보다 작은 범위의 수술 (구획절제술)로도 치료 효과가 낮지 않음을 발표하여, 현재는 경우에 따라 구획절제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구획절제술의 경우 폐엽절제술에 비해 폐를 절제하는 범위가 작으므로 수술 후 남아있는 폐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커, 폐기능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초기폐암에서 구획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으나,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폐암의 수술적 치료는 현재 대부분의 경우에서 흉강경이라는 내시경을 이용하여 진행한다. 기존에 가슴을 절개하는 개흉술에 비해 통증이나 흉터도 적고 회복도 빨라지게 되었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한 폐암의 수술도 많이 행해지고 있다. 그리고,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 중 의심부위 주변부만 절제 하여 동결절편을 통해 폐암 여부를 진단하고 폐암일 경우 이어서 폐암 수술을 마무리하는 등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어 의료진과 상의하여 신속하게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폐암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전이 등 진행이 빠른 경우도 많이 있으므로, 진단과 치료를 신속하게 하는 병원을 찾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 유리하다. 통계에 따르면 65세이상에서 발생율 1위 암은 폐암이고, 기대수명인 약 83.5세까지 생존하였을 때 암에 걸릴 확률은 36.9%로 나타났다. 그래서 고령 환자에서도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흔히 고령의 환자와 보호자들은 나이 등을 이유로 전신마취나 수술, 이후의 합병증 등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기존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기능을 비롯하여 기존의 건강 상태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나이 자체가 수술적 치료에 있어 걸림돌이 되지는 않으므로 의료진과 상의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면, 폐암에서 수술적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인 것은 정설이다. 최근에는 의학의 발전으로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면역치료 등의 비약적인 진전이 이루어져 수술 후 치료의 성적도 좋아지면서 폐암의 5년 생존율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면역치료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폐암에서의 면역항암제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들을 시작으로 현재 많이 적용되고 있는데, 수술 전 면역항암제 치료를 통해 암의 크기를 줄이거나 진행을 늦춰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를 수술까지 이르게 하거나, 수술 후 투여하여 장기 재발률을 줄이는 등 폐암 치료에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효과가 기대된다.
폐암은 높은 발생률과 높은 사망률을 가진 질병이지만, 폐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흉부 CT를 포함한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하고, 신속한 치료를 위해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상의하는 것이 폐암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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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