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작스러운 찬 공기의 습격에 숨이 차거나 기침이 잦아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기관지가 좁아지고 폐 기능이 점차적으로 저하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즉 COPD 환자에게 이러한 급격한 기온 변화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심각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문제는 COPD가 단순한 만성 기침이나 나이가 들어 생기는 노화 현상으로 오인되어, 조기에 진단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COPD의 주요 발생 원인은 흡연, 직업적 분진이나 유해 가스 노출, 그리고 실내외 대기오염 등 다양하다. 이 요인들이 기도와 폐포에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하고, 결국 폐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흡연은 전체 COPD 환자의 70~80%를 차지하는 가장 결정적인 위험 요소이다. 담배 연기 속 유해 물질은 폐 조직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며 기관지를 좁게 만들어, 결국 일상생활에서조차 숨 쉬는 것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COPD의 대표적인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심해지는 호흡곤란이며, 만성적인 기침과 가래가 동반된다. 초기에는 계단을 오르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만 숨이 차는 정도이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짧은 거리 보행이나 옷을 입는 가벼운 활동에서도 숨쉬기가 버거워진다.
특히 흡연자들은 이러한 초기 증상을 그저 ‘담배를 많이 피워서 생기는 후유증’으로 치부하고 방치하기 쉬워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COPD를 방치하게 되면 산소포화도가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고 심폐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따라서 40세 이상 흡연자나 직업상 분진에 자주 노출되는 환경에 있는 분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폐 기능 검사를 통해 조기에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COPD 진단은 매우 간단한 폐 기능 검사만으로도 가능하다. 이 검사는 폐활량과 특히 숨을 강하게 내뱉는 1초간 강제호기량 등을 측정하여 공기 흐름에 제한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핵심적인 방법이다. 추가로 흉부 X선이나 CT 촬영을 통해 폐 구조의 이상을 확인하고, 폐암이나 폐결핵 같은 다른 호흡기 질환과 감별하는 데 활용된다. 조기에 발견할 경우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질환의 진행 속도를 효과적으로 늦추고 급성 악화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COPD 치료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며 유일하게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바로 금연이다. 금연을 시작한 직후부터 폐 기능 저하 속도가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흡입형 기관지확장제나 흡입 스테로이드제 등의 약물 치료는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악화를 늦추는 데 필수적이다. 중증 환자의 경우에는 산소치료나 호흡 재활 치료가 병행될 수 있으며, 규칙적인 운동과 호흡 훈련 역시 증상 개선에 큰 효과를 보인다.
또한, COPD 환자는 호흡기 감염에 매우 취약하므로 독감 및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강력하게 권장된다. 겨울철이나 환절기에는 실내 습도를 40~60%로 적정하게 유지하고, 차가운 공기나 미세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균형 잡힌 식사 습관 또한 폐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
COPD는 조기 진단과 꾸준하고 체계적인 관리만 있다면 충분히 조절이 가능한 만성 질환이다. 무심코 넘겨버렸던 '숨이 차는 증상'이 있다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폐 기능 검사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을 실천하고, 정기적인 검진과 백신 접종을 병행함으로써 건강하고 편안한 호흡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