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24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며 도심이 뿌옇게 흐려지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국외에서 유입된 미세먼지와 대기 정체의 영향으로 당분간 불청객 초미세먼지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초미세먼지(PM-2.5)는 머리카락 굵기의 1/20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작아 우리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호흡기 질환을 넘어 온몸의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초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알고, 건강 수칙을 반드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초미세먼지는 그 크기가 매우 작아 코털이나 기관지 섬모 등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의 가장 깊숙한 곳인 폐포까지 침투하는 것이 문제이다. 더 나아가 폐포의 혈관을 통해 곧바로 혈류로 유입되어 전신을 순환하며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초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만큼, 그 위험성은 흡연보다도 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기관지에 초미세먼지가 쌓이게 되면 가래와 기침이 잦아지고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하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천식 발작이나 급성 기관지염을 악화시키며,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폐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고 폐 기능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가 혈관으로 들어가면 전신 세포의 산화 손상과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 이로 인해 혈관에 손상을 주어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부정맥과 같은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뇌혈관에도 영향을 미쳐 뇌졸중(뇌경색, 뇌출혈)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당뇨병, 비만인 사람들은 미세먼지 노출 시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여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
호흡기와 순환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피부에 직접 닿아 가려움증, 피부 트러블,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며, 눈에 들어가면 각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또한, 임산부에게는 조산, 저체중아 출산, 태아 성장 지연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의 위험 증가와도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일 때는 개인의 건강 보호를 위한 철저한 행동 수칙이 필요하다. 특히 어린이, 노인, 임산부, 그리고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을 가진 민감군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장시간 또는 무리한 실외 활동은 반드시 제한하고, 가급적 실내 활동을 권장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반드시 KF80, KF94 등급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KF 숫자가 높을수록 미세먼지를 더 잘 거르지만, 호흡이 불편할 수 있으므로 호흡기 질환자는 의사와 상의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을 때는 창문을 통한 환기는 최소화하고, 반드시 공기청정기를 가동해야 한다. 환기가 필요할 경우, 짧은 시간(3분 이내) 동안만 실시하고 바로 창문을 닫아야 한다.
외출 후에는 손, 발, 얼굴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통해 기도에 쌓인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은 기관지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체내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준다.
만성 질환자(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 천식 등)는 미세먼지로 인해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므로, 평소 복용하던 혈압약, 당뇨약 등의 약물 투약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비상시에 대비하여 며칠분의 여분 약을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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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