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달콤하고 포슬포슬한 고구마는 빼놓을 수 없는 겨울철 간식이다. 고구마는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하여 건강에 이롭지만, 당뇨병 환자에게는 섭취 방법에 따라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극명하게 달라지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고구마는 전분을 주성분으로 하므로, 조리 방법에 따라 전분의 단순당화 정도가 달라지며 이는 혈당 지수(GI)의 큰 변화로 이어진다.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이 GI 수치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구마를 고온에서 오래 가열하여 굽는 군고구마는 가장 주의해야 할 섭취 방법이다. 높은 온도에서 오랜 시간 가열될수록 고구마 속의 전분은 ‘맥아당’과 같은 단순당으로 빠르게 전환된다. 이로 인해 단맛이 강해지고 GI가 80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하여, 혈당을 흰쌀밥이나 흰 빵보다도 빠르게 올릴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군고구마 섭취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구마를 물에 넣어 삶거나 찜기에 쪄서 먹는 것이 혈당 관리에 가장 유리하다. 이 방법들은 가열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수분이 유지되어 전분의 단순당화가 덜 일어나며, GI가 45~60 내외로 낮게 유지된다. 혈당 상승 속도가 완만하므로 가장 권장되는 조리법이다.
어떤 방법으로 조리하든, 고구마는 기본적으로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주식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간식으로 먹을 경우라도 70g에서 100g 내외(작은 고구마 1/2개~1개)로 양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또한, 고구마 껍질에는 식이섬유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므로, 깨끗이 씻어 껍질째 먹으면 혈당 상승을 늦추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고구마 외에도 당뇨병 환자가 겨울철 식단 관리 중에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건강 간식이 있다. 간식을 고를 때는 단순당과 탄수화물 함량을 확인하고, 포만감을 주는 식이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은 달걀은 고단백 식품으로 포만감이 높고 혈당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매우 좋은 간식이다. 견과류(호두, 아몬드 등)는 불포화 지방산과 미네랄이 풍부하지만, 칼로리가 높으므로 하루 한 줌(약 30g) 이내로 소량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에 신선한 베리류(블루베리, 라즈베리)를 곁들이면 장 건강과 항산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당근, 오이, 파프리카 등의 채소 스틱은 칼로리가 매우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혈당에 부담이 없으며, 마요네즈 대신 후무스나 저지방 드레싱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혈당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통곡물 시리얼을 소량 섭취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고구마는 맛있고 건강한 겨울 간식이 될 수 있지만, 당뇨병 환자에게는 밥과 동일한 수준으로 혈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군고구마의 유혹을 뿌리치고, 삶아서 적정량만 섭취하며 단백질과 식이섬유 위주의 다른 건강 간식과 균형 있게 즐기는 것이 겨울철 혈당 관리 성공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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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