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액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 온 국민배우 안성기 씨가 5일 세상을 떠났다. 배우 안성기 씨의 별세 소식은 대한민국 영화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큰 슬픔을 안겨주고 있다.
혈액암은 우리 몸속의 혈액이나 림프계, 골수 등 혈액을 생성하는 기관에 암세포가 발생하는 질환을 통칭한다. 흔히 알고 있는 위암이나 간암처럼 특정 부위에 덩어리가 생기는 고형암과는 달리,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전신을 순환하기 때문에 초기 발견이 매우 까다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종류로는 백혈구 수치가 급격히 변하는 백혈병, 면역 체계의 중심인 림프절에 문제가 생기는 악성 림프종, 그리고 뼈와 신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다발성 골수종 등이 있다.
이 질환이 무서운 이유는 증상이 매우 일상적이고 모호하다는 점에 있다. 환자들은 대개 심한 피로감이나 기력 저하를 느끼지만, 이를 단순히 과로나 노화의 현상으로 치부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밤마다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식은땀을 흘리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혈액 건강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또한 지혈이 잘되지 않아 코피가 잦거나 몸에 원인 모를 멍이 자주 드는 것 역시 혈액 내 판 수치에 이상이 생겼다는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혈액암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닌 관리와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과거에는 독한 항암제에만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암세포만을 골라 공격하는 표적 치료제나 환자 본인의 면역 세포를 강화하는 면역 항암 치료 등이 도입되어 치료의 부작용은 줄고 생존율은 크게 높아졌다. 고령층 환자의 경우에도 환자의 상태에 맞춘 정교한 치료 계획을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하며 병을 극복해 나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적인 노력이다. 혈액암은 일반적인 국가 건강검진에 포함된 기본적인 혈액 검사만으로도 상당 부분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평소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화학 물질이나 방사선 등 유해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국민 배우’가 남긴 마지막 발자취를 기억하며, 우리 모두가 자신의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조금 더 세심하게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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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