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적절한 고혈압 치료, 심혈관계 질환 예방의 첫걸음

도움말: 배독생기한의원 노윤주 원장

▲ 배독생기한의원 노윤주 원장 
우리들의 어머니, 아버지 두 분 중 한 분쯤은 혈압약을 복용 중일 것이다. 그만큼 고혈압은 흔하디흔하면서 현대에서 익숙한 질환이다. 60대 이상에서 절반 이상의 환자가 고혈압을 진단을 받고 있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고혈압 환자의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혈압은 심장-혈관계 상황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고혈압이 있음은 심혈관 순환계에 어떠한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며, 고혈압의 정확한 치료는 심혈관계 질환으로의 진행을 막아 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고혈압과 더불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기에 노인성 고혈압은 조금 더 섬세하고 정확하게 치료할 필요가 있다.

노년층에서 흔히 보이는 고혈압은 수축기혈압이 상승해있으나 상대적으로 이완기 혈압은 뚝 떨어지는 형태가 많다. 노인에게서 이러한 형태의 고혈압이 나타나는 이유는 노화와 기저질환으로 인해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 경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완기 혈압이 어떻든 혈압이 140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되고 혈압약을 처방받게 된다.

혈압은 심장의 상태를 직접적으로 의미하지 않는다. 혈압은 심장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혈압계를 통해 위팔에서 상완동맥을 통해 측정하게 된다. 심장에서 내뿜어진 혈류가 상완동맥을 치는 파형을 측정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다. 즉, 혈압은 심장의 상태뿐 아니라 혈관계의 상태가 같이 고려된 값으로 봐야 한다.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은 부드럽고 탄력 있게 혈액을 받아 고무줄처럼 다시 내보내 줘야만 온 전신으로 혈류를 공급시킬 수 있다. 노인들의 혈관은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 벽이 경화돼있다. 심장이 수축할 때 내뿜어진 혈액이 딱딱한 혈관에 부딪히게 되고, 이때 발생하는 저항은 수축기혈압을 올리게 된다. 혈관의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심장이 이완하며, 혈액이 들어올 때는 오히려 뚝 떨어지는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노인에게서 나타나는 이러한 모습은 사실은 혈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장부와 조직, 근육, 피부의 경직과도 연관이 있는 것이다. 혈액이 도달하는 말초와 말단 조직의 경직은 총체적으로 수축기혈압을 올리며, 심장으로 다시 충분한 혈액이 들어가는 것을 방해해 이완기 혈압을 떨어뜨리게 된다.

그런데 처방되는 혈압약은 체내 수분을 배설시키거나 심장의 수축을 약화하거나 혈관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러한 약 중에 혈관의 탄력을 보강하고 조직의 경화를 해결하는 방법은 없다. 이 약으로 노인성 고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되고 있는지는 참 의문이다. 평생 혈압약을 복용하는 노인들이 많은 것으로 봤을 때 이런 의문은 이미 증명됐다고 할 수 있다.

적절하지 못하게 조절된 노인성 고혈압은 평생 혈압약을 복용해야 한다든지, 심장이 느려진다든지, 부정맥이 나타난다든지, 심장이 수축하는 힘이 약해진다든지, 소변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임상에서 고혈압약을 오래 복용한 노인들의 맥을 보면 가관이라 할 수밖에 없다. 공통적인 특징은 심장의 맥이 ‘눌려서 가라앉고(沈), 약하고(弱), 가는(細)’ 형태가 많다. 자연적인 경과로 심장의 맥만 약화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인위적인 조절이 개입됐다’라고 경험적으로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심장은 몸의 상부(上部)에 위치해 온몸으로 기혈(氣血)을 퍼트려주며, 전신의 대사를 관장하고 머리 위 뇌까지 기혈(氣血)을 공급해주는 장부(臟腑)다. 심장의 맥이 침세약(沈細弱)한 노인들이 힘이 좋을 리도, 몸이 따뜻할 리도, 순환이 잘될 리도, 머리가 맑을 리도 없다.

노인들의 고혈압은 혈관의 탄력을 보강하며, 전신의 경직을 풀어주며 해결해줘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심혈관계 질환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며, 건강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몸은 혈액 순환을 통해 영위된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혈압의 적절한 치료야말로 건강한 삶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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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