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보다 작은 키, 소아청소년 '갑상선질환'일 수 있어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또래보다 활동성이 떨어지고 키 성장도 느린 A씨의 초등생 자녀. A씨는 자녀가 단순히 허약체질이라고 생각해 영양제 섭취 및 식단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니 또래보다 작은 키가 유난히 눈에 띄었고, 주위 학부모들의 권유로 성장클리닉을 찾았다가 갑상선 저하증을 진단받았다.

갑상선 질환은 성인들에게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아동과는 무관한 질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갑상선 질환은 나이와 관계없이 신생아부터 소아, 청소년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성인들과 증상을 자각하는 정도의 차이가 있어, 발견이 늦어지거나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발견하게 돼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의 갑상선 질환은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분류된다. 태어날 때부터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선천성 갑상선 저하증은 태아의 갑상선이 잘 발달되지 못한 갑상선 형성 부전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갑상선 호르몬은 신생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선천성 갑상선 저하증을 진단하고 조기에 치료해야 지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태어나는 모든 아기를 대상으로 선천성 갑상선 저하증 검사를 포함한 선천성 대사 이상 스크린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 검사에서 갑상선 저하증을 초기에 발견해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치료를 하면 지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주로 사춘기에 발병하는 후천성 갑상선 질환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갑상선 저하증이나 항진증으로 나뉜다.

성인의 경우 갑상선 저하증이 생기면 만성 피로, 식욕 부진, 체중 증가, 변비, 추위를 타는 등의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하지만 청소년은 갑상선 저하증이 있더라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활달한 청소년기의 특성상 성인과 달리 증상을 호소하는 일이 드물다. 오히려 성장 부진이 이 질환의 가장 흔하고 뚜렷한 증상인데 이는 갑상선 호르몬이 소아의 신체 발육을 촉진하고 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키가 잘 자라지 않는다는 이유로 성장클리닉에 찾아온 청소년에게서 갑상선 저하증을 발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드물게는 만성 빈혈 증상으로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하다가 갑상선 저하증으로 진단되기도 하는데, 이는 갑상선 호르몬이 적혈구 생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갑상선 저하증은 성장 지연, 변비, 추위를 잘 타고, 피부나 모발이 건조해진다. 항진증은 흥분이나 불안과 같은 정서 변화, 손가락 떨림, 심계항진, 그리고 더위를 잘 타는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은 갑상선호르몬과 갑상선자가항체 검사, 갑상선초음파, 갑상선스캔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 치료하고, 항진증은 항갑상선제를 복용한다. 대부분 장기간 복용해야 하며, 항진증이 약물로 조절이 안 될 경우 부분적으로 갑상선을 절제해 주는 수술을 하게 된다.

또 다른 갑상선 질환으로는 갑상선염이 있다. 소아 갑상선염은 증상 발현 시기에 따라 급성, 아급성, 만성으로 나눈다. 갑상선염은 감기 유사 증상을 유발해 감기로 오인할 수 있다.

원인으로는 급성은 주로 세균감염, 아급성 갑상선염은 바이러스감염 후 후유증으로 나타나는데 유전적 성향도 하나의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만성 갑상선염은 하시모토갑상선염이라고도 하는데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인 요인이 합쳐져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치료가 되고,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경우 갑상선 기능저하가 생길 수 있으며 갑상선 호르몬제의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정우 교수는 “소아의 갑상선 질환, 특히 갑상선염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영양 관리와 개인위생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며 “갑상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교정할 수 있는 인자들을 신경 써야 하는데, 방사선에 과도한 노출을 피해야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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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