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백반증의 날]마이클 잭슨도 앓았던 ‘백반증’, 환자 절반 20세 이전 발병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매년 6월 25일은 세계 백반증의 날(World Vitiligo Day)이다. 백반증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하고, 백반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 격려하자는 목적에서 지정됐다. 이날은 백반증을 앓았던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백반증은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나타나는 탈색소 질환이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과 백모증(모발 탈색)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멜라닌 색소는 피부색을 결정하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백반증은 이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되면서 피부가 탈색되고 흰색 반점이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이기는 하지만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백반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4만9561명에서 2019년 6만5460명으로 9년간 32.1% 증가했다.

백반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전적 소인, 자가면역(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것), 항산화능의 감소, 외부 자극 등의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병률은 0.5~1%, 가족력은 약 30%에서 나타난다.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10~30세 사이에 가장 흔하고, 환자의 절반은 20세 이전에 발생한다.

증상은 경계가 명확한 백색 반점이 피부 어디에나 발생하고 머리카락, 눈썹, 속눈썹을 포함한 체모가 탈색돼 하얗게 변할 수 있다. 특히 손, 발, 무릎, 팔꿈치 등 뼈 돌출 부위나 입·코·눈 주위, 입술, 성기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

백반증은 피부 분절 등 국소적으로 한 부위에만 나타날 수 있지만, 보통 피부 곳곳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반복적인 마찰이나 긁는 행위, 압력 등과 같은 물리적인 외부 자극에 영향을 받는데, 이는 목걸이나 벨트 착용 부위, 손, 팔꿈치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다.

백반증은 병변의 모양과 분포 등 임상 소견으로 진단한다. 우드등 검사를 통해 색 변화를 확인하는 등 병변을 더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임상 소견이 비전형적인 경우에는 피부 조직검사가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갑상선 질환, 빈혈 등 동반 질환의 확인을 위해 병원 첫 방문 시 혈액검사를 함께 시행한다.

치료는 병변의 크기와 진행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치료법은 약물치료, 광선치료, 피부 이식 등이 있다. 먼저 신체의 5% 미만을 침범한 경우 국소 스테로이드나 칼시뉴린억제제(프로토픽, 엘리델 연고)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체의 5% 이상을 차지하는 백반증에서는 광선요법이 주로 시행된다. 특히 광선요법 중 좁은파장자외선B(Narrow band UVB) 요법을 1주일에 2~3회 받거나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표적 광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병변이 급속히 번지고 있는 경우에는 단기간의 경구 스테로이드 요법을 적용한다. 1~2년 동안 새로운 또는 커지는 병변이 없는 안정적인 백반증에는 펀치이식술, 흡입수포표피이식술, 세포이식술 등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JAK 억제제가 백반증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반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악화를 막기 위해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르고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등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를 긁거나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고, 때를 밀거나 각질을 제거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 또 목걸이 착용을 피하고 벨트를 느슨하게 하거나 신발을 너무 조이지 않게 하는 등 물리적인 자극 역시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김혜성 교수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백반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심신을 편하게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하고, 비타민제와 같은 항산화제를 꾸준히 복용하거나 항산화 음식으로 잘 알려진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생활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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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