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즐거움 속에 가려진 ‘심장 건강’ 적신호를 살펴라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명절은 가족 간의 정을 나누는 화목한 시기이나, 역설적으로 신체의 중심인 심장에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주는 기간이기도 하다. 심장질환은 단기간에 급격히 형성되기보다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기저질환이나 부적절한 생활 습관이 장기간 누적된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명절에만 특별히 발생하는 심장질환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나, 명절 특유의 환경적 변화가 잠재되어 있던 위험 요인을 표면화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명절 기간에는 평소보다 식사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기름지고 염분이 높은 음식을 섭취할 기회가 빈번해진다. 이러한 식습관의 변화와 더불어 음주, 수면 부족, 장거리 이동에 따른 활동량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신체의 항상성이 무너지기 쉽다. 특히 평소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았던 이들의 경우, 명절의 과도한 영양 섭취가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질환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폐쇄되어 근육 괴사를 일으키는 심근경색이다. 이는 평소 운동 시 가슴이 뻐근한 증상을 느끼던 협심증 환자에게서 발생 확률이 높으나, 전조 증상이 전혀 없던 사람에게도 갑작스럽게 발현될 수 있다. 만약 협심증 병력이 있는 환자가 가슴 통증 발생 시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투여했음에도 5분 이내에 호전되지 않거나, 병력이 없는 이가 30분 이상 극심한 흉통을 느낀다면 즉시 전문 의료기관의 응급실로 내원하여 골든타임을 확보해야 한다.

기온 변화와 신체 활동의 조화 또한 중요한 변수다. 평소 혈압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이 추운 날씨에 노출된 상태에서 갑자기 과도한 신체 활동을 할 경우, 대동맥 박리와 같은 치명적인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앉아 있는 행위는 하지정맥에 혈전을 형성하고, 이것이 혈류를 타고 이동해 폐동맥을 막는 폐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틈틈이 자세를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명절 건강관리의 핵심은 특정 시기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단기적 처방이 아니라, 평소 유지해 온 생활 리듬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평소 복용하던 약물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복용하며,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즐거운 명절 분위기에 편승하여 그간 공들여 쌓아온 건강관리의 기틀이 무너지지 않도록 스스로 절제하고 관리하는 태도가 진정한 의미의 건강한 명절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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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