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내 혈압은 정상일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고혈압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질환 중 하나이다. 특별한 통증이나 외관상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방치하곤 하지만, 관리되지 않은 혈압은 혈관 벽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가해 심뇌혈관 질환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혈압의 원리와 관리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일상의 습관으로 정착시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보통 혈압을 측정하면 두 가지 숫자를 마주하게 된다. 심장이 수축하며 혈액을 내보낼 때의 압력인 수축기 혈압과 심장이 이완하며 피를 받아들일 때의 압력인 이완기 혈압이다. 의학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수치는 120/80mmHg 미만으로 보지만, 만약 수축기 혈압이 140mmHg를 넘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라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고혈압은 그 자체로 질병이기도 하지만, 혈관이 터지거나 막히게 만드는 만성적인 요인이 되기에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효과적인 혈압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식단의 변화이다. 우리나라는 식문화 특성상 나트륨 섭취량이 매우 높은 편인데, 과도한 소금 섭취는 체내 수분을 붙들어 혈액량을 늘리고 혈압을 상승시키는 주범이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른바 'DASH 식단'이 권장된다. 이는 소금 섭취를 줄이는 대신 칼륨, 칼슘, 마그네슘이 풍부한 통곡물과 채소, 과일, 그리고 저지방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여 혈관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운동 또한 혈압 조절의 핵심적인 열쇠이다. 무거운 기구를 드는 고강도의 근력 운동보다는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혈압을 낮추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하루 30분 정도 숨이 약간 찰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운동하면 심장의 효율이 좋아지고 혈관 저항이 감소하여 자연스럽게 혈압 수치가 안정된다. 여기에 체중 감량까지 병행된다면 혈압 약 한 알을 복용하는 것만큼이나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많은 환자가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뒷목이 뻣뻣하거나 어지러워야 고혈압 증상이 나타난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고혈압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미 합병증이 진행 중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병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가정에서 측정한 혈압은 일상적인 환경에서의 수치를 보여주기에 의사의 진료 시 더욱 정확한 판단 근거가 되며, 환자 스스로 관리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된다.

혈압 관리는 단기적인 치료가 아니라 삶의 방식을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필요하다면 약물의 도움을 받으면서 생활 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긍정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오늘부터 식탁 위에서 소금통을 치우고 가벼운 산책을 시작하는 작은 실천이 당신의 소중한 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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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