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의미한다. 이 암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조기 발견과 예방이 가장 확실하게 가능한 암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알고 대비하는 것이 여성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자궁경부암은 그 원인이 매우 명확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바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다. HPV는 성 접촉을 통해 쉽게 전파되며, 대부분의 경우 면역 체계에 의해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고위험군 HPV(특히 16형, 18형)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감염될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바이러스에 의해 자궁경부 세포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면, 이는 자궁경부 이형성증이라는 전암 단계(암이 되기 전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 단계가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다가 최종적으로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이형성증 단계에서 이상 세포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완치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자궁경부암은 아쉽게도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정기 검진을 놓치기 쉽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비정상적인 질 출혈이다. 이는 생리 기간이 아닌데 출혈이 있거나, 폐경 이후에 다시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 그리고 특히 성관계 후 출혈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외에도 질 분비물(냉대하)이 평소보다 양이 많아지고 냄새가 나거나 피가 섞여 나올 수 있다. 암이 더 진행되면 골반 통증이나 요통, 체중 감소, 배뇨 및 배변 장애 등 전신적인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은 예방이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크게 1차 예방(백신 접종)과 2차 예방(정기 검진)으로 나뉜다.
1차 예방인 HPV 백신 접종은 암을 유발하는 고위험군 HPV 감염 자체를 미리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보통 성 경험이 시작되기 전인 만 9세부터 26세 여성에게 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권고된다. 성 경험이 있더라도 백신이 막아주는 다른 유형의 HPV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27세 이상 여성도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HPV 감염 예방과 별개로, 이미 진행되고 있는 전암 단계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정기 검진은 필수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20세 이상 여성에게 2년에 한 번 자궁경부 세포 검사(Pap smear)를 받을 것을 국가 암 검진 사업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 검사를 통해 자궁경부의 세포를 채취하여 혹시 모를 이상 세포 유무를 확인하며, 필요에 따라 HPV 검사를 추가로 진행하여 고위험군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결국,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감염을 막고, 정기 검진으로 전암 단계를 일찍 발견하여 치료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이 두 가지 예방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