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 바람이 불어오고 첫눈이 내릴 채비를 하는 절기인 소설이 가까워지면서, 우리 식탁의 겨울나기를 위한 김장이 한창이다. 김장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거움을 나누는 풍습이지만, 추운 날씨 속에서 장시간 허리를 구부리고 무거운 김치통을 옮기는 과정은 우리 척추 건강에는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신체는 자연스럽게 관절과 척추 주변 근육, 혈관을 수축시키게 된다. 이로 인해 유연성이 크게 저하된 상태에서 갑자기 무리하거나 잘못된 자세를 취하게 되면 척추 통증을 경험하기 쉽다.
김장 후 많은 사람이 호소하는 통증은 대개 ‘요추염좌’로 진단된다. 이는 허리뼈(요추) 사이를 고정하고 지탱하는 인대와 근육이 늘어나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허리를 구부린 채 오랜 시간 작업하거나, 허리에 무리가 가는 자세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흔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김장철 척추 통증을 피하기 위해서는 통증이 발생하기 전에 적극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을 실시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10분 동안 쉬어주기 ▲무거운 짐은 두 사람이 함께 나눠 들기 ▲바닥보다 식탁에 앉아서 바른 자세 유지하기 ▲바닥에 앉아서 한다면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이용하거나 등을 벽에 붙이기 ▲두꺼운 외투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기 등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게 좋다.
요추염좌로 인한 통증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호전되지만, 만약 통증이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해진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급성 요추염좌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약해진 인대와 근육이 허리를 제대로 지지하지 못해 만성 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 중인 중장년층에게는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이나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심각한 척추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된다.
척추 통증 치료는 처음부터 수술을 고려하기보다는 보존치료, 비수술 치료, 그리고 필요한 경우 최소 침습 치료로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추염좌로 진단하면 초기에는 안정을 취하며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와 같은 보존치료를 시행한다. 소염제나 근육이완제 등을 처방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다. 통증이 줄어들면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를 병행해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
보조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거나, 이미 허리 주변 인대와 근육이 약해진 상태라면 경막외신경성형술, 디스크성형술, 풍선성형술 등 비수술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이러한 비수술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계속되거나, 발가락이나 발목에 힘이 빠지는 마비 증세 혹은 대소변 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면 최소 절개로 진행되는 ‘척추내시경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척추내시경은 한 개 또는 두 개의 작은 구멍을 내어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넣은 다음, 의료진이 모니터로 병변을 보면서 치료하는 방법이다. 절개 범위가 2cm 미만이라 출혈이 적고, 회복 속도가 빠르고 입원 기간이 짧아 고령자·만성질환자도 적용할 수 있다. 정상 조직 손상과 재발률을 현저히 낮춘 4세대 척추 치료법에 해당한다.
김장철, 가족의 건강한 겨울을 준비하는 동시에 자신의 척추 건강 또한 세심하게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방 수칙을 지키고,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해 건강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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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