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위협하는 ‘두경부암’, 조기 발견이 생존율 높여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뇌 아래부터 쇄골 사이에 위치한 얼굴, 목 부위에 발생하는 모든 암을 통칭하는 ‘두경부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말하고, 숨 쉬고, 음식을 삼키는 등 생명 유지와 직결된 중요한 기능들이 모인 부위에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 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암으로 알려져 있다.

두경부암은 발생 부위에 따라 구강암(혀, 잇몸 등), 후두암(목소리), 인두암(비인두, 구인두, 하인두), 침샘암 등으로 나뉜다. 이 부위들은 미세한 뇌신경과 중요 혈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하게 되면 주변 기관의 손상과 기능 장애를 남길 위험이 높다.

두경부암은 초기에는 단순 염증처럼 느껴지거나 별다른 통증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쉰 목소리가 지속적이고, 삼킴 곤란 및 이물감이 있으며, 구강 내 궤양 및 통증과 더불어 코막힘 및 출혈 등의 증상이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즉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두경부암 발생의 가장 강력하고 주된 위험 인자는 흡연과 음주다. 두경부암 환자의 상당수가 흡연과 관련이 있으며, 발암물질이 구강, 인두, 후두 점막에 직접 접촉하여 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과도한 음주는 특히 인두암, 구강암과 관련이 깊으며, 흡연과 음주를 병행할 경우 암 발생 위험이 수십 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구인두암(편도, 혀뿌리)의 주요 원인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HPV 관련 암은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에게서 나타나며, 기존 흡연·음주 관련 암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두경부암의 치료는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 요법 등을 환자의 상태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복합적으로 시행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중요하다.

특히, 두경부는 말하고 먹는 기능을 담당하므로, 암을 제거하는 동시에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 목표가 된다. 최근에는 수술 후 기능 회복과 미용적 개선을 위한 재건 수술, 그리고 면역항암제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경부암은 1~2기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할 경우 80~90%의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으며, 치료 범위가 작아 기능 손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

두경부암은 생활 습관을 통해 충분히 예방하고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금연과 금주를 실천하고, HPV 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또 청결한 구강 위생을 유지하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두경부암은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고 기능 보존이 용이하다. 자신의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도 놓치지 말고,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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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