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치매의 날] 치매, 더 이상 ‘끝’이 아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매년 9월 21일은 세계 치매의 날(World Alzheimer's Day)이다. 이는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지지하기 위해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가 제정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우리나라는 이미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 진단을 받을 만큼 치매가 주요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치매는 원인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지만, 가장 흔한 형태는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쌓여 뇌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이로 인해 기억력과 언어 능력 같은 인지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고, 결국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과거에는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원인을 직접 치료하는 새로운 방식의 약물이 개발되고 있다. 기존 치료제가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중점을 뒀다면, 새로운 치료제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직접 제거하여 병의 진행 자체를 늦추는 방식이다. 이러한 치료제 개발은 치매를 단순한 증상 관리에서 원인 치료로 나아가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치매는 전체 치매의 10~15%가 완치될 수 있는 만큼, 초기에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특히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므로 초기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하지만 치매를 의심해 볼 수 있는 변화가 있다.

먼저, 기억력 저하이다. 물건 둔 곳을 자주 잊거나 방금 들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묻는 경우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언어 능력 저하나 정서적 변화도 마찬가지다. 말하려던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그것’ 같은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감정 기복이 심해지거나 공격성, 무기력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단순 건망증은 힌트를 들으면 기억을 되살릴 수 있지만, 치매로 인한 기억력 저하는 힌트를 줘도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가 보인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치매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하고 진행을 늦출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 건강을 증진하고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며, 독서, 악기 연주, 외국어 배우기 등 새로운 것을 배우고 뇌를 활발하게 쓰는 활동은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꾸준한 사회 활동과 사람들과의 소통은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금주, 금연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매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관리해야 할 사회적 과제이다. 꾸준한 관심과 노력을 통해 치매의 발병을 늦추고, 혹시나 진단을 받더라도 잘 관리한다면 건강한 삶을 충분히 이어갈 수 있다.

세계 치매의 날을 맞아, 나의 뇌 건강은 물론 주위 사람들의 상태에도 관심을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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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