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상 사고는 겨울철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여름철 낙상 사고도 겨울철 못지않게 빈번히 발생한다. 특히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어르신들의 낙상 사고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최근 5년간 고령자 낙상 사고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여름철에 젖ㅂ수된 사고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더위로 인한 탈수와 어지럼증, 근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여름철 더위는 어르신들의 생체 리듬과 항상성을 무너뜨려 낙상 위험을 크게 높인다.
여름철 노인 낙상은 단순 부주의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급격히 줄어 탈수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어르신들은 갈증을 덜 느끼고 체내 수분량이 적어 탈수에 더욱 취약하다. 탈수가 진행되면 혈액량이 줄어 혈압이 낮아지고, 앉았다 일어설 때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나기 쉽다. 이는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근력 저하도 낙상 원인이 된다. 무더위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들면 근육 위축이 가속화돼 하체 근력이 약화된다. 이는 보행 안정성을 떨어뜨려 낙상 위험을 키운다. 또한, 약물 부작용이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만성 질환으로 복용하는 약물 중 일부는 어지럼증이나 졸음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탈수로 인해 체내 약물 농도가 높아져 부작용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어르신들의 낙상은 단순한 찰과상이나 멍으로 끝나지 않는다. 골절과 후유증은 물론, 장기간 병상 생활로 이어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수분 섭취와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좋다. 무더운 날씨에는 물을 자주 마셔 탈수를 예방해야 한다. 앉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설 때는 천천히 움직여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줄여야 한다.
근력 및 균형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에어컨이 있는 시원한 실내에서 스트레칭, 맨손 체조, 벽 짚고 서기, 한 발로 서기 등 균형 감각을 키우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안전한 주거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욕실과 주방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하고, 통행에 방해되는 물건이나 전선은 정리해야 한다. 문턱이나 계단 등 낙상 위험이 있는 곳에는 눈에 띄는 색상의 테이프를 붙여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어르신들의 건강한 여름을 위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주변 어르신들의 여름철 건강 관리에 함께 신경 써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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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