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핑 도는 세상, 눈앞이 캄캄해지는 순간. 흔히 피곤해서 그러려니 넘기기 쉬운 어지럼증이 사실은 우리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어지럼증은 단순히 머리가 아픈 것과는 달리, 나 자신이나 주변 사물이 빙빙 도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일상에서 한두 번 겪는 가벼운 증상일 수도 있지만, 특정 자세에서 반복되거나 균형을 잡기 힘들다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복시, 마비 같은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뇌졸중 같은 심각한 질환의 전조일 수도 있다.
어지럼증은 원인과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빙빙 도는 현기증(현훈), 휘청거리는 균형장애, 눈앞이 캄캄해지는 실신성 어지럼증, 붕 떠 있는 듯한 느낌(심인성 어지럼증) 등으로 구분한다.
현훈과 같이 주변이 회전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 귀 안의 전정기관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이 있다.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렵고 비틀거린다면, 뇌의 운동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
또 누웠다 일어설 때처럼 자세를 바꿀 때 순간적으로 어지럽다면, 기립성 저혈압이나 부정맥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며, 특별한 원인 없이 붕 뜬 느낌이 지속된다면, 공황장애나 불안장애와 같은 심리적 요인일 수도 있다.

어지럼증은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병원에 방문하면 환자의 증상, 지속 시간, 유발 요인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MRI, CT, 전정기능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찾아낸다. 예를 들어, 이석증이라면 간간한 이석치환술로 해결될 수 있지만, 뇌졸중이라면 즉각적인 약물 및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어지럼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 적절한 수분 섭취, 스트레스 조절은 전정기관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 특히 이석증은 과로, 수면 부족, 비타민 D 결핍 등과 연관이 있는 만큼 햇볕 노출이나 보충제 섭취도 도움이 된다. 기립성 어지럼증이 자주 발생한다면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는 피하고,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고령자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을 겪고 있다면 혹시 모를 더 큰 건강 문제의 신호일 수 있으니,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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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