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여드름흉터, 왜 레이저로 치료가 안될까?

참진한의원 이진혁 원장

▲ 참진한의원 이진혁 원장 

다양한 여드름 흉터 환자들을 만나면서 ‘여드름 흉터가 왜 레이저로는 치료가 안 되는지’ 묻는 질문을 꽤 받았다. 다른 병원에서 레이저 치료를 받았는데 “원하는 만큼의 결과가 안 나왔다” 혹은 “오히려 피부가 안 좋아졌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여드름 흉터에 대해 알아야 한다.

여드름 흉터는 같은 부위에 여드름이 반복되거나 심한 화농성 염증이 생겨 자국이 누적되었을 때 조직 변성이 일어난 상태다. 넘어져서 손이나 무릎이 까진 상처와는 다르기 때문에 원래의 피부로 자연 회복되지 않는다.

여드름 흉터 레이저 시술은 박피성 레이저와 비박피성 레이저로 나뉜다. 치료 원리는 흉터 부위를 깎아서 단차를 줄이거나 여러 가지 자극으로 흉터 부위의 콜라겐 재생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레이저 시술 만으로는 흉터 부위의 변성된 조직을 원래의 피부 상태로 복구시키기에 역부족이다. 오히려 피부에 레이저를 과하게 쏘면 의도치 않은 증상이 생길 수 있고, 피부가 예민해지기도 한다. 여드름 흉터는 염증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섬유 밴드가 피부를 밑으로 끌어당겨 그 부분이 패인 상태다. 그래서 당기고 있는 섬유 밴드를 먼저 끊어주어야 한다.

우리는 전문 의료진이 침을 사용해서 직접 하나하나 끊어낸다. 이건 일반적인 서브 시전 시술과는 다르다. 말하자면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흉터 형태와 깊이에 따라 다양한 시술 테크닉 필요하고, 시술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만 한다.

이때 변성된 피부 조직이 재생될 수 있게 흉터 부위를 바꿔주는 침 치료도 함께 진행한다. 섬유 밴드를 아무리 잘 끊어 줬다고 해도 공간을 만든 채로 방치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빨리 새로운 조직으로 그 부분을 메워 주어야 한다. 이건 다양한 스킨부스터 시술로 한다. 스킨부스터는 흉터 밑에 형성된 공간에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데 효과가 좋다.

다음 단계로는 치료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붉은 자국을 호전시키는 미백 치료를 한다. 그 다음 단계는 필링 치료다. 필링 치료도 전문 의료진이 장인 정신으로 섬세하게 수기 시술한다. 필링 후에는 재생치료가 이어진다. 그래야 색소침착을 막을 수 있고 재생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하는 흉터 치료의 전 과정이다.

흉터의 정도에 따라 이 사이클을 몇 번 반복하기도 한다. 그러면 흉터는 눈에 띄게 옅어진다.

레이저는 흉터 형태에 따라 일정 부분을 깎아 내는 게 더 효과적인 경우에 부분적으로 사용한다. 전체적인 피부 콜라겐 촉진 목적으로 리프팅 시술에 활용하기도 한다. 흉터 환자의 대부분이 리프팅이 되면 얼굴이 훨씬 좋아 보인다. 그래서 CO2 레이저, 어븀 야그 레이저, 초음파를 이용한 슈링크 유니버스,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하는 리바이브, 근적외선을 이용한 엔코어 프라임 등의 다양한 레이저 장비를 활용한다.

흉터 치료는 정형화된 방법만으로는 절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의사는 흉터 치료에 노력과 시간을 아끼면 안 된다. 물론 한 땀 한 땀 시술해서 결과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의료진에게도 힘들다. 하지만 가장 효과가 좋기 때문에 우리는 이 치료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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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