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물음표] 역류성 식도염인 줄 알았는데 '식도이완불능증'?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잘못된 식습관과 잦은 회식, 야식문화 등으로 위식도 역류 질환 환자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국내 성인 7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현대인이 겪는 흔한 질환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나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식도의 염증으로 가슴쓰림, 가슴 통증 및 답답함, 신트림, 목 이물감, 쉰 목소리, 신물오름, 연하곤란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이미 잘 알려져 있어,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는 누구나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병원을 찾았을 때 역류성 식도염이 아닌 '식도이완불능증'을 진단받는 환자들이 있다.

보통 음식을 먹으면 상부 식도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음식물이 식도 체부로 이동한다. 체부의 연동운동을 통해 음식물은 하부 식도 괄약근으로 이동하고, 하부 식도 괄약근이 이완돼 위에 도달하게 된다.

식도이완불능증은 식도 체부의 연동운동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거나 하부 식도 괄약근이 충분히 이완되지 않아 음식물이 위로 내려가지 못하고 식도에 정체된 상태다. 식도이완불능증은 연간 인구 10만 명당 1명꼴로 발병할 만큼 매우 드문 질환이며, 청소년기 이전에는 발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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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이완불능증 환자의 보편적인 증상은 연하곤란으로, 95% 이상의 환자가 삼킴 장애를 호소한다. 음식물은 물론 물도 삼키기 어려워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며, 극심한 가슴 통증과 속 쓰림, 목 이물감, 잦은 딸꾹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만 보면 역류성 식도염과 유사해 오인하기 쉽지만, 역류성 식도염과는 원인과 치료 방법이 다르다.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어떤 질환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내시경 검사, 식도조영술, 식도내압검사 등을 통해 식도이완불능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식도이완불능증으로 진단이 내려지면 환자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보툴리늄 독소 주입법, 풍선확장술, 내시경적근절개술, 수술요법 등의 치료가 시행된다.

식도이완불능증은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도에 정체된 음식물이 폐로 넘어가면 폐렴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 식도이완불능증 환자 중 식도암 발생률은 0.4~9.2%로, 건강한 사람에 비해 발생 위험도가 약 14~140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심해지고 이차적 질환으로 이어지기 전에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식도이완불능증은 건강은 물론 삶의 낙을 앗아가는 무서운 질환이다. 드물게 발병하지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질병임을 인지하고 건강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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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