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폐해 예방의 달] 원샷·폭탄주·강요 없는 음주문화를 "위하여!"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45세 남성 A씨는 일주일에 4일 이상 술을 즐긴다. 사회생활에 필요해서 마시게 된 술이 어느덧 습관처럼 번졌고, 술 약속이 없는 날에는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기도 한다. 게다가 원샷, 폭탄주를 즐기는 습관이 있어 위염, 식도염까지 앓게 됐지만, 오랜 시간 이어온 음주 습관을 단번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

11월은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지정한 ‘음주폐해 예방의 달’이다. 음주 폐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사회 전반에 건강한 음주문화를 형성하고자 지정됐다. 매년 연말이면 음주로 인한 사건, 사고 발생률이 높아진다. 게다가 코로나19로 늘어난 ‘혼술’은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음주 폐해에 대한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직장인이라면 사회적 교류를 위해 술을 자주 마실 수밖에 없는데, 특히 회식 자리에서는 과음하는 경우가 많다. 과음은 업무 생산성을 저하할 뿐 아니라 지각이나 결근 등의 문제로도 이어지게 된다.

과음으로 인한 주취폭력, 음주운전 등의 폐해도 심각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까지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연간 2만여 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사망자 수는 439명, 부상자 수는 33,364명에 달한다. 2018년 주취 폭행 발생 건수도 137만 건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는 무엇보다 건강상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많은 이들이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나 구토, 알코올성 지방간 등의 문제가 발생해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추후 큰 병을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과음은 고혈압, 간 질환, 중풍, 위염, 췌장염, 식도염, 당뇨병, 심장병 등 60여 가지의 질병을 유발하며 알코올 의존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폭탄주는 건강에 더 해롭다. 한 가지 종류의 술보다 훨씬 독하고, 평소 자신의 주량보다 더 많이 마시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드링크와 섞어 마시게 되면 에너지 드링크 속 카페인이 뇌를 각성시켜 본인이 취한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계속 마시게 돼 위험하다.

무엇보다 알코올은 1급 발암물질이다. 송파본내과 두창준 원장은 “알코올은 지방간, 구강암, 식도암, 후두암, 위암, 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질병을 야기한다”면서 “절주하는 올바른 음주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두 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소량음주로도 암 발생 위험률이 높아진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의 암 예방 10대 수칙에서도 ‘하루 한두 잔의 소량음주도 피하기’라는 항목이 있을 만큼 절주만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음주 특성과 기존 연구들을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는 다음과 같은 ‘생활 속 절주 실천 수칙’을 개발했다. ①술자리는 되도록 피한다. ②남에게 술을 강요하지 않는다. ③원샷을 하지 않는다. ④폭탄주를 마시지 않는다. ⑤음주 후 3일은 금주한다.

특히 청소년, 임신 준비 중인 여성, 임산부는 금주가 필수다. 이밖에도 약을 복용 중이거나 술 한 잔에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라면 금주해야 한다.

음주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병폐가 크기 때문에 절제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아울러 건강한 음주문화를 위해 직장에서도 술자리를 최소화하고, 술 없는 점심 회식 문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특히 다함께 술을 강요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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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