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호르몬치료가 유방암 부른다?...호르몬치료의 허와 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폐경기에는 안면홍조, 발한, 기분장애, 불면증 등 다양한 신체·정신적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인식해, 불편한 증상을 참고 치료를 미루기 일쑤다.

갱년기 호르몬치료 시 유방암 위험도가 커진다는 말에 치료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호르몬치료를 5년 이상 시행했을 때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만 명당 8명 정도 증가하는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물론 호르몬치료로 유방암 발병률이 증가할 수는 있지만, 이는 아주 미미한 수치다. 오히려 실생활에서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늦은 폐경, 이른 초경, 비만, 노산, 과도한 흡연 및 음주, 감자튀김 섭취 등의 요인들을 더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호르몬치료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치료법이다. 갱년기 초기 증상인 홍조, 발한 등의 증상이 소실되며, 비뇨생식계의 위축 증상과 골다공증의 예방 및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대장암, 직장암, 위암의 위험을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유방암이 걱정돼 호르몬치료를 거부하며 갱년기 증상을 견디기보다는 젊은 나이에 호르몬치료를 시작해 단기간 내에 치료받는 것이 더 나은 삶을 위한 선택이 되겠다.

평균 폐경 나이인 50세가량에 호르몬치료를 시작하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물론 60세 이상이어도 증상이 있다면 호르몬치료를 받을 수 있다. 단, 60대는 갱년기 증상이 장기간 이어지며 이미 심혈관계가 약해진 상태이니, 부작용과 합병증을 고려한 치료가 시행돼야 한다.

여자인한의원 이현숙 대표원장은 “폐경 후 3년이 지나면 모든 여성은 심혈관계, 퇴행성 골관절 위험군이 된다”며 “갱년기에 나타나는 모든 증상들을 내 몸이 주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그저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며, 행복한 백 세 인생을 위해 반드시 충분한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호르몬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방암 환자나 간, 담낭,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폐경 후 이유 모를 질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호르몬치료 시행이 어렵다. 따라서 호르몬치료 전에는 반드시 의사와 면밀한 상담이 필요하다.

폐경은 모든 여성에게 찾아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갱년기 증상은 본인뿐 아니라 가까운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함께 힘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폐경기에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 있다면 굳이 참으려 애쓰지 말고 호르몬치료를 받는 편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다보스병원 부인과 박성모 과장은 “50세 전후로 폐경이 오면 갱년기 증상들이 나타난다”며 “사람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증상이 심한 사람은 병원을 찾아 적절한 검사 및 치료를 받으면 건강하고 보다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호르몬치료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은 치료이니,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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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