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쓰리고 더부룩한 '신경성 위염'...정신질환이 원인?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40대 여성 A씨는 최근 이혼 절차를 밟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속이 울렁거리고 쓰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병원에서 내시경과 초음파 등 다양한 검사를 진행했으나 특별한 문제는 없고, 신경성 위염이라는 얘기를 듣게 됐다. 그리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 받았다.

위가 아프거나 속 쓰림, 더부룩한 증상 등이 있는데도 검사를 해보면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를 신경성 위염이라고 칭하며, 의학적인 표현으로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위에 어떤 기질적인 원인이 없으면서 증상이 유발되는 기능적인 질환을 의미한다. 즉, 복부초음파나 위내시경 상에서 위궤양이나 심한 염증 등의 원인이 될 만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복부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있는 상태인 것이다.

이와 같은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신경성 위염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신경, 정신적인 부분이 불편한 증상에 깊게 관여하기 때문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주된 원인은 스트레스나 불안장애,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인 요인들이다. 위장 기능은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는데, 정신적인 요인으로 인해 자율신경계가 자극을 받으면 위장에 영향을 미쳐 증상이 유발된다.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은 “위장과 뇌는 자율신경계에 의해 기능적으로 아주 정교하게 연결돼서 서로 신호를 주고받고 있는데, 이 때문에 생각이나 상상 등의 신경계 작용이 소화 기능을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예를 들어 맛있는 음식을 떠올리면 군침이 돌고 식욕이 당기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나 불쾌한 상황을 떠올리면 속이 더부룩해지고 소화불량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한 자율신경계의 기능 장애는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위장관의 기능조절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스트레스 해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치료를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제때 해소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는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도 관리할 수 있고, 취미생활이나 명상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 실행에 옮기는 것도 중요하다. 또 맵고 짠 음식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임지선 전문의는 “신경성 위염은 재발이 쉬워 만성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과로와 스트레스로 잦은 음주까지 한다면 증상은 더 악화된다”며 “스트레스를 줄이고 식습관 관리가 필요하며 잦은 음주, 폭음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환자 스스로 위의 문제가 아닌, 정신적인 요인이 문제라는 것을 깨달아 안심하게 되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증상이 심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안정제, 항우울제 등 약물 치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정신질환이 치료되면 위의 불편감 또한 호전될 수 있다.

해결 안 되는 기능성 소화불량, 스트레스나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필요 시 전문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