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자살 위험 신호를 보낸다면 ‘직접적으로’ 물어보라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하루 평균 자살 사망자 수는 37.5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한다. 자살은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정신건강문제가 악화되며 발생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아라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의 우울증 환자 수는 약 91만 명으로, 2017년에 비해 33%나 늘어났으며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며 “다른 신체 질환처럼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주위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우울증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자살하는 사람 중 75% 정도는 어떤 방식으로든 자살 의도를 주변 사람들에게 표출한다는 통계가 있다. 과연 그들은 자살 전에 어떤 신호를 보낼까?

먼저 평상시와 달리 활기가 없어지고 무기력한 모습이 자주 보이거나, 모든 일에 흥미를 잃고, 전보다 쉽게 절망에 빠지고, 자책하거나 자기비하가 심해졌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이대로 눈을 안 떴으면 좋겠다’는 등 죽음에 대한 말을 자주 할 수 있다.

불면증이나 과다수면과 같은 수면 상태의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식욕이 감소하거나 폭식을 하고, 급격한 체중 증가나 감소가 나타날 수도 있다. 또 술을 많이 마신다거나 감정기복이 심해진다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자살 위험 신호에 해당한다.

이밖에도 전에 비해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거나, 사소한 일에 대한 결정을 어려워하고, 대인기피증을 보이고, 주변을 정리한다거나, 자신이 아끼던 물건을 타인에게 주는 것은 자살을 암시하는 행동이다.

만약 이러한 모습을 보이거나 우울 증상을 겪고 있는 이들이 곁에 있다면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자살은 금기시되는 단어다 보니 ‘너 괜찮지?’, ‘언제 술 한 잔 하자’와 같이 에둘러서 표현하게 되는데, 이는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그들이 긴급하게 보내는 자살 신호를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힘든 감정을 이해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 다시 극단적인 생각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자살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이 증상을 더 악화시킬까봐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여러 논문에 따르면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 죽고 싶은지 물어보는 건 자살 위험성을 더 높이지 않는다고 한다.


‘혹시 죽고 싶은 생각이 드니?’, ‘자살 생각을 얼마나 자주 하니?’, ‘언제부터 심해졌니?’라고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그들에게 훨씬 도움이 된다. 그리고 강도가 높을수록 서둘러 치료를 받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당신의 관찰력과 직접적인 질문 한 마디가 누군가의 자살을 막을 수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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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