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에 독성 물질이?"...피부로 90% 흡수되는 '경피독'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매일 샴푸와 바디워시, 클렌징폼을 이용해 몸과 얼굴을 씻고, 촉촉한 피부를 위해 보디로션, 보습크림을 듬뿍 바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제품들은 눈에 보이는 곳만 깨끗하게 씻겨질 뿐, 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에는 오히려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중에 판매하는 대다수의 세정제와 화장품은 유해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샴푸, 로션 등의 영양 성분이 피부와 접촉하며 흡수되듯이, 유해 화학물질 또한 피부를 통해 흡수돼 우리 몸에 쌓인다. 이처럼 피부를 통해 몸속으로 독이 들어가는 것을 ‘경피독’이라고 한다.

세정제는 소량만 사용하고 물에 씻겨 내려가므로 큰 지장이 없을 것 같지만, 괜히 ‘유해’ 화학물질이 아니다. 경피독은 피부로 스며들어 혈관, 림프선을 통해 체내로 쌓인다. 경피독의 90%는 내장, 뇌, 지방 등에 쌓이며, 몸 밖으로 배출되는 양은 10% 미만이다. 호흡기로 들어오는 담배 연기, 음식에 함유된 식품 첨가물과 같은 유해 물질은 체내에서 분해돼, 90% 이상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게다가 이 유해 화학물질은 입자가 매우 작아 피부에 잘 흡수되며 체내에 축적되기도 쉽다. 특히 목욕 시 사용하는 세정제는 욕실에 가득 찬 열기 때문에 온도가 상승하면서 흡수율이 10배나 높아진다.

독성 물질이 흡수되는 양은 피부 부위별로 차이가 있다. 손바닥이 0.83배, 두피가 3.5배, 겨드랑이는 3.6배인데 반해, 이마가 6배, 턱이 13배, 등이 17배로 흡수율이 더 높다. 무엇보다 생식기는 42배의 흡수율을 보여, 유해 화학물질이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해 화학물질은 ‘환경 호르몬’으로도 불린다. 환경 호르몬의 독성 물질은 정상 호르몬에 악영향을 주며, 몸에 염증을 계속 일으킨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세제, 샴푸, 린스, 바디워시, 치약, 세안 용품, 로션뿐 아니라 살충제, 색조화장품, 매니큐어, 생리대에도 환경 호르몬이 함유돼있다. 매일 피부에 바르고 사용하는 이 제품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특히 치약, 세제, 샴푸처럼 강한 세정력과 풍성한 거품이 나는 제품에는 ‘합성 계면활성제’라는 환경 호르몬이 들어있다. 시중에 판매하는 샴푸에는 대부분 합성 계면활성제가 함유돼있는데, 이러한 샴푸를 장기간 사용하면 두피의 각질층에 영향을 줘 탈모를 유발한다. 또 합성 계면활성제는 폐, 뇌 등의 장기에 쌓여 난임, 기형아 출산 등의 문제를 일으키며, 어린이에게는 성조숙증, 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계면활성제 성분이 비교적 적게 들어간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거품이 너무 많이 생기거나 물에 잘 씻기지 않는 세정제는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색이나 향이 강한 제품도 조심해야 한다. 단맛과 향을 내는 어린이용 치약은 ‘합성향료’가 있어 위험하니 피하는 편이 좋다.

주방세제의 경우 합성세제 대신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쌀뜨물이나 채소 삶은 물로 설거지하면 그릇을 깔끔하게 닦을 수 있다. 그릇에 음식물이 많이 묻어 물로만 설거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베이킹소다를 뿌려 수세미를 이용해 쉽게 닦을 수 있다. 또한, 세탁세제는 과탄산소다를, 섬유유연제는 구연산으로 대체해 사용할 수 있다.

무심코 사용했던 유해 화학물질, 조금 더 살펴보고 조심하며 우리 몸을 지켜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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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