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10대도 백내장에 걸릴 수 있다?

도움말: 김안과병원 박새미 전문의

▲ 김안과병원 박새미 전문의 
급격한 시력저하와 시야 흐림 증상이 나타나 심각한 안구건조증 때문일 것으로 생각하고 안과를 찾은 18세 A군은 백내장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A군은 아토피 병력이 있으며, 백내장이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진행된 상태였다.

백내장,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등은 나이가 들어야 발생하는 노인성 안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요즘은 빨라진 안구 노화, 근시, 전신질환, 고도근시 등으로 인해 드물지만 젊은 연령층에서도 노인성 안질환이 나타나고 있다.

노인성 안질환의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주된 이유는 안구 노화의 가속화다. 안구 노화의 가장 큰 원인은 스마트폰 등 영상 기기의 장시간 사용이다. 근시 및 안구건조증 인구도 늘어나면서 노인성 안질환의 발병 연령을 앞당기고 있고, 이미 발생한 다른 질환의 영향도 받는다. 더불어 시력교정술 전 검사와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안저 검사 덕분에 안질환을 젊은 층에서 조기 발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져 시야가 흐려지는데, 안구 내 염증이나 기저질환 때문에 수정체 혼탁이 가속화되면 연령에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백내장은 아토피 피부염과도 연관된 대표적인 안질환이라, 젊은 연령에서 발생해 진행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에도 발병 확률이 높아지며, 고도근시 환자는 백내장이 조기 발병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망막은 고혈압, 당뇨와 아토피 같은 전신질환과 고도근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당뇨병은 젊은 층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지속되는 고혈당으로 망막 내 모세혈관에 손상이 생겨 망막 전반에 걸쳐 허혈성 손상 및 신생혈관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아토피는 가려움증 때문에 눈 주변을 심하게 비비는 마찰이 망막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고도근시 환자는 정상인보다 망막과 시신경이 약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근시성 황반변성, 망막열공, 망막박리와 같이 시력손상을 유발하는 다양한 망막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고도근시는 녹내장에도 영향을 준다. 과도한 영상기기 사용 등 환경의 변화는 젊은 고도근시 환자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고도근시 환자는 녹내장에도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20~30대 녹내장 환자의 가장 큰 특징으로 고도근시가 많다는 김안과병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노화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10~30대라도 건강한 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수칙을 지키고, 꾸준한 안과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평소 눈의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식생활, 금연, 금주가 중요하다. 더불어 야외활동 시 자외선을 차단하고, 스마트폰 등 영상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경우 중간에 자주 쉬는 것이 좋다. 눈 주위가 가렵더라도 비비지 말고 가볍게 누르거나 찬물로 씻는 등 마찰을 최소화해야 한다.

녹내장과 망막질환은 조기 발견이 시력 예후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질환이다. 특히 전신질환과 고도근시가 있다면 안저 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고, 바른 생활습관을 기를 것을 권장한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