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롱코비드' 증상이 우려되는 AC(After Corona) 사회에 대한 두려움

도움말: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

▲ 오상신경외과 오민철 원장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정치, 경제, 사회 등 인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요즘은 ‘사회적 거리두기’조차 익숙해진 탓에, 혼란스럽기보다는 저마다 적응의 방법을 찾고 시간을 보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뉴욕타임즈의 한 칼럼니스트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면 우리 사회의 엄청난 변화를 전망하며 BC(Before Corona) 시대와 AC(After Corona) 시대로 구분해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누적 확진자 수는 무려 천육백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국민 3명 중 1명은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수치다. 더 큰 문제는 후유증으로 인한 국민 건강 문제가 장기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늘어나면서 일명 ‘롱코비드(Long Covid)’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롱코비드는 의학적인 진단명은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포스트 코비드 컨디션’, 영국 국립보건서비스는 ‘포스트 코비드 증후군’, ‘만성 코비드’ 등으로 부르며 관찰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롱코비드를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확진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적어도 2개월, 통상 3개월 동안 다른 진단명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겪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일종의 코로나19 후유증인 셈인데, 더 큰 문제는 국민 대다수가 접종한 백신 후유증까지 수많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SNS에 올라오는 백신 부작용 사례들이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글들을 보고 있자면 가슴 아픈 사연들이 넘친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백신 접종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억울하고 혹독한 시련이 된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립보건원(NIH)에서는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신경계 문제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NIH 의사들은 ‘persistent neurological symptom following SARS-CoV-2 vaccine’ 즉, SARS-CoV-2 백신 후 지속되는 신경계 증상 및 백신 후 신경병증이라는 진단명을 사용하고 있다. 신경병증 환자의 증상은 사지 통증 및 근력 약화, 후각, 미각 상실, 체온조절 장애, 두통을 포함한 브레인포그 및 만성피로, 무기력증 등이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이 감기나 인플루엔자와 유사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코로나19가 인체에 작용하는 기전은 인플루엔자와 다른 면이 많다. 독감은 주로 호흡기에 감염을 일으킨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폐를 통과해 혈액을 타고 뇌, 심장, 간, 위장, 근육 등 전신으로 퍼진다.

롱코비드의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는 원리를 일종의 자가면역 현상이라고 설명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장기에 바이러스가 직접 침투해 조직을 망가뜨리거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형성된 항체가 바이러스가 아닌 자기 조직을 공격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이라는 저명한 학술지에서는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두통, 피로감 등 신경학적 증상이 뇌 조직 자체의 바이러스 감염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신체의 광범위한 염증 반응에 따른 혈관 손상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브레인포그 등의 뇌 신경 손상은 향후 알츠하이머 치매, 뇌졸중,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 유병률을 높일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현대인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대에 살고 있고, 또 더 엄청난 재앙이 몰아칠지도 모르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향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백신 부작용 또는 롱코비드 증상은 AC(After Corona) 시대에 많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변화를 몰고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