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분수토’하는 아이, 응급실 가야 할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소아는 성인처럼 아픈 증상과 부위, 정도를 잘 표현하지 못해 울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에게 많이 나타나는 발열, 피부발진, 복통 등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때에 따라 자칫 응급상황이 될 수 있어 잘 구분해야 한다.

하지만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아이의 증상을 보고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어려워 소아에게 흔한 응급 증상 및 처치 방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분수토’할 땐 옆으로 눕혀야
구토는 소화기관이 덜 발달한 소아들에게 매우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심한 구토와 함께 탈수가 동반된다면 응급실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만일 구토증세가 있는 소아가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거나 처져서 힘들어한다면 탈수가 의심되니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분수토를 할 때는 토물이 일시적으로 기도를 막거나 폐로 들어가서 폐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토할 때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토물이 입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한다. 토하면서 아기의 얼굴색이 파래지고 사레 걸린 기침을 여러 차례 할 땐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한 탈수엔 소량의 음식물 섭취해야
체내 수분량이 성인에 비해 현저히 적은 소아에게 탈수는 치명적일 수 있다. 탈수는 보통 장염으로 인한 구토나 설사로 인해 나타난다. 탈수 증상이 있으면 수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물을 소량씩 자주 먹여야 하며 탈수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이온 음료도 도움이 된다. 음식물을 소량씩 먹인 후 아이가 구토하지 않고 어느 정도 안정되면 음식물의 섭취량을 점점 늘려가는 것이 좋다.

아이의 발 혹은 손끝을 꾹 눌러 보았을 때 하얗게 되었다가 다시 붉어지는 모세혈관충혈시간으로 탈수 정도를 확인해볼 수 있다. 보통 정상은 2초 이내에 다시 붉어지지만, 탈수가 심한 아이들은 2초가 지나도 다시 붉어지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탈수가 심하면 아이가 축 처지고, 입이 마르고 건조해지며 체중이 줄어들 수 있다. 이때는 응급실을 방문해 수액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열성 경련에 호흡곤란까지 동반되면?
열성 경련은 열과 전신 경련이 동시에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경련과 함께 온몸이 경직되고, 눈이 위로 돌아가는 증상을 보이며 대부분 5분 이내 멈춘다.

경련이 시작되면 옷을 벗겨 시원하게 해주고 다치지 않도록 주위의 위험한 물건을 치워주는 것이 좋다.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이 동반된 경련일 경우에는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경련이 있을 때 손발을 꽉 잡지 말고 경련이 나타나는 모습을 핸드폰 동영상으로 찍어 의료진에게 보여주면 진료에 큰 도움이 된다.

호흡곤란을 막기 위해 경련 중에 구토하면 고개를 옆으로 돌려야 하며, 음식을 먹다가 경련이 나타날 경우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음식물을 입에서 빼줘야 한다. 아이가 경련 중 입이나 혀를 깨물까 염려돼 입안에 숟가락 등을 물리는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상처를 낼 수 있어 위험하다.

-호흡곤란, ‘꺽꺽’과 ‘쌕쌕’의 차이 구분해야

호흡곤란이 나타나는 경우는 상기도가 좁아져 ‘꺽꺽’ 소리를 내면서 들숨이 안 쉬어지는 폐쇄성 후두염과 하기도가 좁아져 ‘쌕쌕’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날숨이 안 쉬어지는 천식 등이 있다.

폐쇄성 후두염은 발병 후 이틀 정도는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발열 증상이 나타나고 밤에 목이 쉰다. 밤 또는 새벽에 개가 짖듯 컹컹거리는 기침 소리를 낸다. 이때는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차가운 증기를 쐬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호흡곤란이 심하고 청색증(산소포화도가 떨어져 피부 및 점막이 암청색을 띠는 상태)이 있는 경우에는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반면 천식은 원인 알레르기 물질을 알고 있는 경우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생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먼지진드기의 경우 환기와 위생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꽃가루나 황사가 악화 요인일 경우에는 실외 활동을 최소화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옷을 갈아입고 잘 씻는 것이 중요하다.

-떼굴떼굴 구르고 잠에서 깰 정도의 복통 위험해
아이가 복통을 호소한다고 즉시 응급실을 갈 필요는 없다. 복통은 스트레스와 불안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깬다거나 갑자기 떼굴떼굴 구르는 발작성, 경련성 통증이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체중이 감소하며 열이 동반되고, 혈변,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인천힘찬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조병욱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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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