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사회의 빠른 속도와 불규칙한 생활 양식은 우리 몸에 다양한 고질병을 남겼으며, 그중에서도 '역류성 식도염'은 가슴 속에 소리 없는 불길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일시적인 소화불량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통증이 예리하고 반복적이어서, 많은 이들이 일상의 평온을 빼앗긴 채 고통을 호소하곤 한다. 이는 위장의 내용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거꾸로 넘어와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의미하며, 식도와 위 사이를 굳게 지켜야 할 관문인 하부식도괄약근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이 질환의 가장 전형적인 증상은 명치 부근에서 시작되어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듯한 타는 가슴 쓰림이다. 때로는 입안에서 신맛이나 쓴맛이 느껴지는 산 역류 현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이물감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적인 마른기침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심장 질환과 혼동될 만큼 극심한 흉통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는 식도 점막이 강한 산성인 위산에 노출되어 손상을 입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이다.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대개 사소해 보이는 습관 속에 숨어 있다. 과식이나 폭식은 위 내부의 압력을 높여 괄약근을 억지로 열게 만들며, 식후에 곧바로 눕는 습관은 중력의 도움을 받지 못해 위 내용물이 식도 방향으로 쏠리게 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우리가 즐겨 찾는 커피의 카페인, 알코올,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들은 식도 괄약근의 조절력을 약화시켜 역류의 통로를 열어주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한다. 복부 비만 역시 복압을 상승시켜 위장을 압박함으로써 질환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약물에만 의존하기보다 생활 전반의 구조적인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식사 후에는 최소한 두세 시간 동안은 눕지 않고 가벼운 활동을 통해 소화를 돕는 것이 현명하며, 잠을 잘 때 상체를 약간 높이거나 왼쪽으로 눕는 자세를 취하는 것 또한 물리적으로 역류를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자극적인 음식을 멀리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는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재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한 번의 처방으로 완결되는 병이 아니라, 평생을 두고 세심하게 다스려야 하는 '생활 습관의 거울'과도 같다. 가슴속 통증을 방치하기보다는 스스로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작은 습관부터 하나씩 교정해 나가는 절제가 필요하다. 내 몸이 보내는 쓰라린 경고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타오르는 불길을 잠재우고 진정한 편안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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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