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는 겨울철이 되면 유독 화장실을 찾는 횟수가 잦아져 불편을 겪는 이들이 많다. 여름보다 수분 섭취량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변을 자주 보는 일이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한 계절적 현상을 넘어 우리 몸의 비뇨기 체계가 보내는 배뇨장애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에 소변이 잦아지는 이유는 신체의 생리적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방광 근육이 수축하고 평소보다 훨씬 예민해지게 된다.
특히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기 쉬운데, 이때 예민해진 방광에 세균이 침투하면 배뇨 관련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겨울철 비뇨기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배뇨 습관을 면밀히 살피는 자가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통 배뇨 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구체적인 증상이 반복된다면 전문적인 진단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한 달을 기준으로 하루 배뇨 횟수가 8회 이상인 빈뇨 증상이 있거나, 소변을 본 후에도 잔뇨감이 남아 시원하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한 소변이 마려울 때 참기가 힘든 절박뇨, 소변 줄기가 힘없이 가늘어지는 현상, 그리고 밤에 잠을 자다 소변을 보기 위해 1회 이상 깨는 야간뇨 증상이 나타난다면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이러한 증상들은 겨울철 낮은 기온 속에서 방광이 예민해짐에 따라 남성의 전립선 비대증이나 남녀 모두에게 나타나는 과민성 방광 질환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요로감염의 위험도 함께 커지는데, 특히 고령층이나 당뇨 등의 만성 질환자, 전립선 질환이 있는 환자, 그리고 폐경기 여성들은 배뇨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겨울철 비뇨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상 속 생활 습관의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 활동량이 줄어들기 쉬운 계절인 만큼 실내 스트레칭이나 걷기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은 방광 기능을 유지하고 조절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소변을 참을 때처럼 근육을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식습관 역시 중요한 요소이다. 방광을 자극하는 카페인 음료나 알코올 섭취를 가급적 줄이고, 배뇨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과도한 염분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간혹 화장실에 자주 가는 것이 두려워 수분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요로감염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너무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 방광에 가해지는 자극을 최소화하면서도 적절한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사람이 배뇨장애를 노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나 계절 탓으로 생각하며 방치하곤 한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방광 기능이 급격히 저하될 뿐만 아니라 신장까지 악영향을 미쳐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신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배뇨 불편감은 삶의 질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증상이 가벼워 보이더라도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비뇨의학과를 방문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건강한 겨울을 나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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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