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방학은 아이들에게 휴식의 시간인 동시에, 학교라는 울타리가 사라지며 생활 리듬이 가장 크게 흔들리는 위기의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정해진 급식 시간과 등교 시간이 없어지면서 발생하는 불규칙한 식사와 과도한 간식 섭취는 소아 청소년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순히 방학 기간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그 결과가 매우 엄중하기에 보호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방학 중 식사 시간이 불분명해지고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면 가장 먼저 소아 비만의 위험이 커진다. 성장기에 형성된 비만이 성인 비만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지방세포의 크기만 커지는 성인과 달리, 지방세포의 수 자체가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늘어난 지방세포는 성인이 되어서도 줄어들지 않아 평생 비만 체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소아 비만은 소아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과 같은 대사 질환뿐만 아니라 성조숙증을 유발하여 아이의 최종 신장 성장을 방해하는 등 성인기 심혈관 질환의 강력한 원인이 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비만을 피하고자 하는 강박이 또 다른 극단인 섭식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외모와 체중에 예민한 청소년기 아이들이 왜곡된 신체 이미지를 갖게 되면, 살이 찌는 것에 대한 극심한 공포로 인해 식사를 아예 거부하거나 한꺼번에 몰아 먹는 폭식 패턴을 보이기 쉽다.
섭식장애는 단순한 식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신체·정신 질환이다. 극단적인 식사 제한과 폭식은 인슐린, 렙틴, 코르티솔 등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주요 호르몬 균형을 무너뜨려 성장을 멈추게 할 뿐 아니라, 저혈당, 전해질 이상, 부정맥, 심지어는 뇌 위축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성장판 손상이나 골밀도 감소는 성장이 끝난 뒤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후유증으로 남게 된다.
따라서 부모는 방학 기간을 자녀의 건강을 관리하는 '골든타임'으로 인식해야 한다. 늦잠을 자더라도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지도하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또한 아이가 평소보다 체중 변화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식사 후 매번 화장실로 직행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아이의 식사 태도나 정서 상태에서 급격한 변화가 감지된다면, 이는 단순한 투정이 아닌 신체적·정신적 신호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의료진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방학 동안 유지하는 규칙적인 식습관과 수면 패턴이 아이의 평생 건강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열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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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