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할 수 있는 유전질환 ‘다낭신’

▲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최수정 교수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신장(콩팥) 속에서는 수많은 물주머니(낭종)가 조용히 자라나며 장기를 망가뜨리는 병이 있습니다. 바로 ‘다낭신(PKD)’이다. 다낭신은 성인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유전질환으로, 결국 신장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려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필요로 하는 말기 신부전의 주요 원인이 된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최수정 교수와 함께 다낭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신장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Q. 다낭신은 어떤 질환인가?
A. 다낭신은 신장 내부에 수많은 물주머니(낭종)가 생겨 신장이 점점 커지고 기능은 떨어지는 ‘만성 콩팥병’을 일으키는 유전질환이다. 정상 신장 크기는 남성 약 10cm, 여성 약 9cm인데, 다낭신 환자는 수십 cm까지 커질 수 있다.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Q. 다낭신은 왜 발생하며, 국내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A. 대부분 유전적으로 발생하며, 가장 흔한 형태는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ADPKD)이다. 부모 중 한 명이 환자일 경우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된다. 주된 원인은 PKD1 유전자(약 85%)와 PKD2 유전자(약 15%) 변이이다. 국내에서는 성인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유전질환으로, 약 3만~4만 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고혈압 등에 이어 말기 신부전의 4번째 원인으로 꼽힐 만큼 심각하다.

Q. 다낭신의 주요 증상은 무엇이며, 언제 검진을 받아야 할까?
A.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진행되면서 옆구리 통증, 복부 팽만감, 혈뇨, 고혈압, 잦은 요로감염, 신장결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약 45세 이전에는 증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다낭신은 가족력이 뚜렷한 경우가 많으므로, 환자 가족분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신장 초음파나 CT를 통해 조기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Q. 진단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치료 목표는 무엇인가?
A. 진단은 초음파, CT, MRI 등 영상 검사를 통해 낭종의 개수와 크기를 확인한다. 특히 MRI는 신장 용적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어 예후 예측에 유용하다. 현재 낭종 자체를 없애거나 유전적 결함을 교정하는 근본 치료법은 없다. 따라서 치료의 목표는 신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합병증을 조절하는 것이다.

Q. 다낭신의 치료제와 관리법은?
A. 국내에는 낭종 성장 억제제인 톨밥탄(Tolvaptan)이 도입되어 사용 중이다. 톨밥탄은 신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가 입증되었으나, 갈증, 다뇨, 간 기능 이상 같은 부작용과 고가의 약값 때문에 사용이 제한적이다. 약물치료 외에도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이다. 저염식, 충분한 수분 섭취, 혈압 조절,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가 신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Q. 마지막 조언 한마디
A. 다낭신은 치료제 개발 등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인 ‘관리할 수 있는 유전질환’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관리다.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마다 신기능 검사를 받고, 특히 혈압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신장 건강을 지키고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을 늦추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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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