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끼는 반지와 신발, 단순한 피로 아닐 수도?... ‘부종’에 숨겨진 건강 적신호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평소 잘 맞던 반지나 신발이 갑자기 꽉 낀다면, 많은 사람이 일시적인 피로나 체중 증가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는 우리 몸의 수분과 염분 균형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부종(edema)’의 신호일 수 있다. 부종은 우리 몸의 세포와 세포 사이 공간(간질)에 체액이 비정상적으로 고이는 상태를 말하며, 단순한 현상을 넘어 주요 장기 기능 이상을 알리는 경고음일 수 있다.

부종은 몸 속 수분 대사에 이상이 생겼다는 명확한 증거이며, 그 원인이 복합적이다. 특히 심장, 간,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체내 나트륨 배출이 어려워지면서 염분이 축적되고, 그 결과 부종이 심해질 수 있다.

부종은 크게 전신부종과 국소부종으로 나뉜다. 전신부종은 몸 전체 수분이 증가하는 형태로 울혈성 심부전, 간경변, 신증후군, 만성 신부전 등의 질환에서 발생한다. 이 경우 얼굴, 손, 다리와 복부나 허벅지 등 신체 여러 부위가 동시에 붓는다.

반면 국소부종은 림프관과 정맥 순환 장애로 특정 부위에 체액이 고이는 형태로 정맥류, 깊은 정맥 혈전증, 림프부종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장시간 서 있거나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수면 부족으로 순환이 일시 정체될 때도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약물 부작용도 부종의 흔한 원인 중 하나이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장기 복용하거나, 일부 혈압약, 당뇨약, 스테로이드제제,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할 경우 신장의 염분·수분 배출 기능 저하로 부종이 유발될 수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부종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가락 마디나 발목이 붓는 것이다. 특히 정강이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자국이 일정 시간 동안 그대로 남는 ‘오목 부종(함요부종)’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부종 부위와 아침, 저녁에 따라 달라지는 부기 양상은 원인 질환을 가늠하는 중요한 단서이다. 체중이 2~3kg 갑자기 늘거나, 한쪽 다리, 눈 주변이 유독 붓는다면 지체 없이 진료를 받아야 한다.

부종의 진단은 혈액 및 소변검사, 심전도, 흉부 X-레이 등 기본 검사로 시작한다. 필요 시 복부 초음파, 심장 초음파, 24시간 소변 단백 검사, 혈청 알부민 수치 측정 등 정밀 검사를 시행한다. 진단 결과 간질환, 심부전, 신증후군 등이 원인으로 밝혀지면 해당 질환에 맞춘 치료를 병행한다.

치료의 기본은 염분 섭취 제한과 원인 질환 교정이다. 나트륨은 신체 내 수분 저장량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소금 섭취를 하루 5g(나트륨 2g)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단, 염분을 완전히 끊는 것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서 저염식의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부종을 완화할 수 있다.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일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과 수면 그리고 다리를 심장보다 약간 높게 두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부종은 단순히 외형적인 문제가 아니라, 몸속 순환계 이상을 알리는 조기 경고음이다. 조기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고, 염분 조절, 충분한 휴식, 규칙적 운동이라는 세 가지 건강 습관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부종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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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