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구내염 및 눈 염증, ‘베체트병’일 수 있어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잦은 구내염과 충혈된 눈을 단순한 피로 탓이라 여기고 넘기는 일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베체트병’이라는 만성 전신 염증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우리 몸 곳곳에 염증을 일으키는 베체트병은 특히 젊은 성인에게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베체트병의 가장 흔한 증상은 구강 궤양이다. 입안에 궤양이 자주 생기고 잘 낫지 않는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눈에 염증이 생겨 시야가 흐려지거나 충혈되는 포도막염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 외에도 피부 발진, 성기 주변의 궤양, 관절 통증, 복통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까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다른 질환들과 유사한 경우가 많아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만약 여러 부위에 염증이 반복된다면 그냥 넘기지 말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베체트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소인과 면역체계의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특정 유전자인 ‘HLA-B51’을 가진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면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과도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10~15명꼴로 베체트병 유병률이 높은 편이며, 주로 20~40대 젊은 성인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베체트병은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눈의 염증이 반복되면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고, 장에 생긴 궤양은 출혈이나 천공 위험을 높인다. 혈관 염증은 혈전(피떡)을 만들어 폐색전증이나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으며, 드물게는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쳐 마비나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치료는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하며, 꾸준히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생활 습관 관리도 필수이다. 스트레스와 피로를 줄이고, 면역억제 치료 중에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구강 및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베체트병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따라서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식이요법이나 프로바이오틱스 같은 보조식품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베체트병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 질환이지만,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히 치료하면 충분히 증상을 조절하며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반복되는 염증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 꾸준한 관리만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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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