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우울증’ 방치하면 위험!... 단순한 기분 문제 아닌 ‘계절성 정서장애’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괜스레 마음이 가라앉고 무기력해지는 경험은 많은 이들이 겪는 흔한 현상이다. 그러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해진다면 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닐 수 있다. 바로 계절성 정서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일 가능성이 높다.

계절성 정서장애는 계절의 변화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신경생물학적 질환이다. 핵심 원인은 일조량 감소에 있다.

가을과 겨울이 되어 낮이 짧아지면 우리 몸의 생체 시계가 영향을 받게 된다.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의 분비가 늘어나 낮에도 졸음과 무기력감을 느끼게 되고,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는 줄어들어 우울감과 불안감을 심해진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우울증과는 다른 특징적인 증상들이 나타나곤 한다. 바로 잠을 많이 자도 피곤하고,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계속 찾게 되며, 체중이 늘어나는 비정형적 증상이다. 이러한 증상이 2년 이상 동일한 계절에 반복된다면 계절성 정서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계절성 정서장애는 증상이 가벼운 초기 단계라면 햇볕을 쬐거나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등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햇볕은 세로 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멜라토닌 분비를 조절하는 데 필수적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하거나 햇살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보자.

규칙적인 운동은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좋게 만들고,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며, 비타민D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로는 광 치료, 항우울제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이 활용된다.

광 치료는 햇볕의 효과를 흉내 내는 인공적인 빛을 쬐는 치료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항우울제 약물치료는 세로토닌 분비를 조절해 우울감과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인지행동치료는 계절성 정서장애와 관련된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 패턴을 교정하는 치료이다.

계절성 정서장애는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닌, 치료가 가능한 의학적 질환이다.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가을의 우울함이 유독 길게 느껴진다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 상담받아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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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