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은 남(男)의 병?... 폐경 후 여성도 주의해야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살짝 스치는 바람에도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통풍은 ‘출산의 고통’에 비유될 만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흔히 술과 고기를 즐기는 중년 남성의 병으로 알려지지만, 최근에는 폐경 후 여성 환자가 급증하면서 남녀 모두에게 중요한 건강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통풍은 혈액 속 요산이 과도하게 쌓여 결정 상태로 변하고, 이 결정이 관절이나 주변 조직에 침착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이로 인해 극심한 통증과 함께 관절이 붓고 뜨거워지는 급성 통풍 발작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통증이 가라앉아도 방치하면 만성 신장병이나 심혈관질환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남성보다 통풍 발병률이 훨씬 낮았던 여성은 폐경을 기점으로 상황이 달라진다. 여성호르몬은 요산 배출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요산 배출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통계에 따르면 50대 이후 여성 통풍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여성 통풍은 남성과 다른 특징을 보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남성은 주로 술과 고기 같은 식습관과 유전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지만, 여성은 고혈압, 당뇨, 비만, 만성 콩팥병 등 다른 질환의 영향으로 통풍이 발생하는 경우가 2~3배 더 많다.

통증 부위 또한 남성은 주로 엄지발가락에서 통증을 느끼는 반면, 여성은 발목이나 무릎 등 비전형적인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여성 통풍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환자 본인과 의료진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등 통풍을 유발할 수 있는 동반 질환을 철저히 관리하고, 술과 고기 제한보다 액상과당이 포함된 음료를 줄이는 것이 여성에게는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여성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 전략을 세우고, 약물 치료 시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통풍은 더 이상 남성만의 질병이 아니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이라면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점검하고, 통풍이 의심될 경우 조기에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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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