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야외 활동이 잦은 사람들에게 일사병과 열사병 등 온열질환 위험이 커진다. 특히 열사병은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의식장애나 장기 손상까지 일으킬 수 있는 중증 응급질환이므로, 즉각적인 응급처치와 병원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온열질환은 우리 몸이 스스로 열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해 체온 조절기능이 마비될 때 발생하는 일종의 생리학적 손상이다. 가벼운 증상으로는 열부종, 열발진, 열경련, 열실신, 열경직에서부터 심한 경우에는 열탈진과 생명에 치명적인 열사병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열실신은 더운 환경에서 열을 발산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확장되되면서 일시적으로 뇌 혈류가 줄어들어 실신하는 경우이다. 대부분 15~20분 내에 회복되지만,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이 있거나 고령자, 실신 전 흉통을 느꼈다면 열실신 외에 심장 질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때는 환자를 눕히고 다리를 올려주며, 의식이 있다면 전해질 보충액을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지면서 근육 경련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고온이 아니라도 심한 육체적 활동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고온 환경에서 발생했다면 시원한 곳으로 옮겨 근육을 마사지하고 생리식염수를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열탈진은 가장 흔한 온열질환으로, 흔히 일사병으로 알려져 있다. 체온조절 기능에 경미한 장애가 생겨 초기에는 여러 장기 기능 이상으로 두통, 메스꺼움, 구토, 피로, 불안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땀을 많이 흘리며 피부는 차가워지는 특징이 있다. 이때 중심체온은 38~40도이며 의식변화는 없다. 하지만 20~30분 내에 회복되지 않는다면 열사병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관리가 필요하다.
열탈진이 의심되면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옷을 느슨하게 해줘 공기 순환이 잘 되도록 해야 한다. 차가운 물에 적신 수건으로 덮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열사병으로 확실히 판단되기 전에는 얼음물에 담그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열사병은 중심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의식소실, 섬망, 경련, 혼수 등 다양한 신경학적 장애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땀이 날 수도 있고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저혈압, 빠른 맥박, 빠른 호흡을 동반하며, 뇌와 간이 가장 크게 손상될 수 있다. 고온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
열사병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장기 손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열탈진의 초기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즉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진이 아니라면 열사병과 열탈진을 정확히 감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더운 곳에서 활동하다가 구토, 매스꺼움, 의식 저하, 경련, 혼수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서늘한 곳으로 옮겨 체온을 낮추는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온열질환은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온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노인, 만성질환자, 야외 근로자, 어린이 등 고위험군은 폭염주의보 발효 시 기온이 가장 높은 12시부터 17시 사이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 냉방을 유지하며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또한, 현기증, 구토, 실신 등 온열 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휴식을 취하며 체온을 낮추고, 증상이 심하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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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