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손목에 통증과 저림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흔하게 발생하는 국민 질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쪽에 위치한 좁은 통로인 수근관이 좁아지거나 그 안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수근관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중신경은 엄지, 검지, 중지, 그리고 약지 절반의 감각을 담당하고 엄지손가락 움직임에 관여하는 중요한 신경이다.

이러한 수근관 압력 증가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컴퓨터 키보드, 마우스 사용, 스마트폰 장시간 조작, 설거지, 빨래 등 가사 노동, 미용사와 요리사, 작가 등의 특정 직업이나 테니스, 골프 등의 스포츠 활동처럼 손목을 반복적으로 구부리거나 펴는 동작은 자주 하는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손목 골절이나 탈구 등으로 인해 수근관 내 공간이 좁아질 수 있으며, 당뇨병, 갑상선 기능 저하증, 류마티스 관절염, 비만, 신부전 등 전신 질환이나 임신 등으로 인한 부종이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선천적으로 수근관이 좁은 경우도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가장 흔한 증상은 손가락 저림 및 통증이다. 엄지, 검지, 중지, 약지 절반의 손가락 끝이 저리거나 따끔거리는 통증이 나타나는데, 특히 밤에 증상이 심해져 잠을 설치기도 한다. 또한, 손가락 감각이 둔해져 뜨겁거나 차가운 것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정교한 작업을 하기 어려워지기도 하며, 물건을 잡다가 자주 떨어뜨리거나, 젓가락질, 단추 잠그기 등 섬세한 동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손목 자체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증상이 오래 진행되면 엄지손가락 뿌리 부분의 근육이 위축되어 납작해지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진단은 의사의 진찰과 환자는 증상 청취를 통해 이뤄진다. 신경을 압박하는 여러 테스트를 시행하며, 필요한 경우 신경 전도 감사를 통해 신경 손상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한다. X-ray나 초음파, MRI 검사 등을 통해 다른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하기도 한다.

치료는 증상의 경중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초기에는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손목에 무리가 가는 활동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손목을 바른 자세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밤에 손목이 꺾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목이나 보호대를 착용할 수 있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 치료도 활용된다. 소염진통제 등을 복용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고, 온열 치료, 전기 자극 치료 등을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혈액 순환을 돕는다. 염증을 줄이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신경 주위에 투여하기도 한다.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신경 압박이 심해 근육 위축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수술은 주로 수근관 유리술을 통해 신경을 압박하는 횡수근 인대를 절개해 신경의 압박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시행된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 손목을 주기적으로 스트레칭하고 손가락과 손목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컴퓨터 사용 시 키보드와 마우스 위치를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조절하고, 손목 받침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 사용 시에도 한 손으로 장시간 들고 있거나 손목을 과도하게 꺾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특히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작업을 할 때는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고, 손목에 피로감이 느껴질 때는 온찜질을 통해 혈액 순환을 돕고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것이 도움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방치하면 영구적인 신경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조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손목은 활기찬 일상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