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스치듯 지나가면 어느새 더위가 밀려오고, 기온이 높아지면서 불청객인 모기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말라리아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감염병으로 말라리아 원충이 몸 속에 침투해 적혈구를 감염시키는 질병이다. '학질'이라고도 불리며 주로 열대,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발병 환자 수가 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는 55명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34명 늘어난 수치이며,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2023년(747명) 1~4월 감염 환자 수(52명)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말라리아는 5월부터 감염병을 매개하는 중국얼룩날개모기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6~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현재 말라리아 환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고, 특히 올해는 평소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말라리아 환자 수가 7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로, 초기에는 권태감, 두통,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48시간 주기로 오한,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구토, 구역, 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잠복기는 보통 1주~1개월 사이, 길게는 6~12개월로 모기에 물린 후 오랜 기간이 지나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말라리아는 감기와 증상이 유사해 방치하기 쉽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치사율이 낮은 편이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고령자의 경우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또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열대열의 경우 치사율이 10%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국내외 말라리아 위험 지역을 방문했거나 접경지에서 군 복무한 제대군인의 경우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말라리아는 신속진단키트를 통해 간단하게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초기에는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원충 종류, 내성 여부에 따라 치료제가 달라지므로 의료진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해야 한다.
말라리아는 백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기가 활발한 시기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야외 활동시 밝은 색의 긴 옷을 착용하고 모기기피제를 사용한다. 실내에서는 방충망을 점검하고 고여 있는 물은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위험 지역을 여행할 때는 전문의와 상담 후 예방약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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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