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낮은 ‘췌장암’... 가족력 있다면 발생률 OO배 ‘껑충’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췌장암으로 사망했다. 배우 김영애 씨와 변희봉 씨도 같은 질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췌장암은 국내 10대 암 중 5년 생존율이 15.2%로 전체 암 생존율 71.5%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높은 사망률로 악명 높은 췌장암에 ‘진단이 곧 사형선고’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췌장은 위 뒤쪽, 몸속 깊은 곳에 위치, 머리와 몸통, 꼬리 세 부분으로 나뉜다. 기능은 췌장액 분비와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크게 두 가지의 기능을 한다. 췌장액은 십이지장에서 음식과 섞이면서 음식이 소화될 수 있도록 돕고,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몸의 혈당을 조절한다.

췌장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전적 요인 중에는 K-Ras라는 유전자의 변형이 췌장암의 70~990% 이상에서 발견,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률이 18배까지 올라간다는 연구도 있다.

환경적 요인은 식습관, 흡연, 만성 췌장염, 나이, 음주 등이 꼽힌다. 육류나 기름기 많은 식습관의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을 2배 정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 역시 췌장암의 발생과 관련이 깊다. 흡연자는 췌장암의 상대 위험도가 2~3배 정도 높다. 만성 췌장염의 경우 약 15배까지 췌장암 위험이 올라간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췌장의 80%가 망가지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 증상이 나타날 때는 대부분의 췌장암 환자에서 복통과 체중감소가 나타난다. 통증은 명치 통증이 가장 흔하지만 복부 어느 쪽에도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이 나타날 때는 이미 췌장 주위로 암이 침윤했다는 신호인 경우가 많다. 통증이 없는 경우보다 예후가 좋지 않다.

췌장 머리 쪽에 발생한 경우에는 약 80%에서 황달 증상을 보인다. 종양 때문에 총담관이 십이지장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막혀 담즙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그에 따라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췌장의 몸통이나 꼬리 쪽에 암이 발생하면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시간이 꽤 지나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종양이 자라면서 십이지장으로 흘러가는 소화액(췌액과 담즙)의 통로를 막아 지방 소화에도 문제가 생긴다. 또 전에 없던 당뇨병이 나타나거나 기존의 당뇨병이 악화하기도 하고 췌장염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당뇨병이 췌장암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췌장암에 의해 이차적으로 췌장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췌장암은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가족력, 고령, 흡연자, 당뇨,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는 등의 췌장암 위험인자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초음파, 복부 CT와 같은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육류나 지방이 많은 식습관보다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고, 금연과 함께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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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