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여성 성교통은 질환... ‘성포기자’ 되기 前 적극 치료 임해야

도움말: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통증은 인간이 제일 느끼기 싫어하는 감정이다. 따라서 즐거워야 할 성관계가 통증을 가져다준다면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피하기 쉽다. 남성은 성교통 자체가 흔하지도 않을뿐더러, 통증이 있더라도 통증에 개의치 않고 성관계를 즐긴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성욕구가 남성만큼 강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 있으면 ’회피‘라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선택하기가 쉽다. 심지어 남성을 위해서 통증을 참고 억지로 성관계에 응한다는 여성도 많다.


섹스가 파트너와의 교류, 친밀감의 확인, 사랑과 행복감의 완성을 느끼는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성관계를 단순히 회피하는 것은 그만큼 행복의 한 부분을 포기하는 것이다. 성관계를 통해서 남녀는 사랑을 더욱 공고히 하고, 긴장의 완화와 심리적인 행복감, 건강의 증진까지 얻게 된다.

’사랑받는 여성이 더 예뻐 보인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이다. 성관계를 꾸준히 갖는 커플이 섹스리스 부부에 비해서 더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의학 연구 결과는 너무 많아서 이제 새롭지도 않은 기정사실이다.

문제는 성교통으로 인해서 섹스를 피하게 되면, 향후 이로 인해 성교통은 더욱 가중될 수 있고, 이게 만성화되면 아예 ’성불구자‘ 혹은 ’성포기자‘로 전락하게 된다는 점이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의 경우 몇 년 동안 관계를 멈췄다가 다시 시작하려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성교통은 질환의 일종으로 인식하고, 삶의 질의 향상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

여성 성교통은 심리적인 원인에서부터 병적인 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까지, 그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하다. 또한, 남성과의 관계에 따라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도 많아서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 사회문화적 여건상, 교육적 환경상, 여성성은 쉽게 억압되고, 표출되면 저급하다는 풍조 아래에서 성교통을 쉽게 치료하거나 상담할 수 있는 여건 자체가 안되어 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성교육은 피임방법이 거의 주된 여건에서, 여성들은 주변인들에게서 잘못된 치료 경험을 전수받거나, 인터넷에서 검증되지 않은 속설을 믿고 심지어 자기 몸에 해가 되는 행동까지 하게 되는 경우를 본다.

물론 모든 성교통이 병원을 찾아야 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에는 본인 혼자서 해결책을 찾는 것보다는 전문적인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쉽다. 또한, 어떤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치료를 통해야만 고칠 수 있는 성교통도 있다.

여성의 성교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산부인과를 찾아 여성생식기에 대한 전문적인 검진이 우선적이다. 성교통을 유발하는 치료 가능한 산부인과 질환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최근에 성의학 정신과에서 오랫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성교를 할 수 없는 여성이 있었는데, 자세히 검진해 보니 처녀막 자체가 매우 딱딱하고 질겨서 성기의 삽입이 될 수가 없었다. 이 경우 방해가 되는 처녀막 제거술과 질입구 확장술로 편한 삽입과 함께 통증은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아울러 과거 이쁜이수술을 잘못 받은 경우도 흔한 성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폐경이 되면 질점막이 위축되고 건조해지면서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질입구확장술과 질레이저를 같이 받아야만 좋아진다. 유방암에 대한 과도한 걱정으로 호르몬치료를 안하는 경우도 성교통의 악화요인이다.

성관계가 무슨 해병대정신처럼 ‘ 안되면 되게 하라 ‘ 해서 억지로 한다고 해서 다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다. 여성마다 다 생각이 다르고 인생가치관이 다르므로, 성관계가 즐겁지도 않고 고통스러운데 반드시 참아가며 해야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리적인 상담부터 시작해서 여러 전문도구를 이용한 방법, 케겔운동, 약물치료, 호르몬치료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면서 꾸준히 치료만 받는다면 증상은 개선될 수 있고, 증상의 개선이 통증을 계속 덜 느끼게 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요즘같이 삶의 질을 중시하는 시대에 성관계는 인간 존재의 필수적인 측면이며, 그것을 포기하게 되면 생각보다 잃게 되는 것이 너무나도 많을 수 있다. 성교통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서 반드시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게 중요하고 그러려면 여성들도 노력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들은 파트너와 소통하고, 성교육을 찾고, 자신의 몸을 탐구하며, 마음챙김을 연습함으로써 성교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성교통 전문병원을 찾아서 원인에 맞는 다양한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도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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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