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 실명 주범 ‘황반변성’, 어떤 증상 나타날까?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눈의 망막 신경 조직에는 빛에 반응하는 시세포들이 모여있고, 시세포들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을 감지해 기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중 망막 중심부에 위치하는 황반은 시세포가 가장 많이 모여있는 부위로, 선명하고 정확한 시력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황반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구조가 바뀌고, 기능의 이상이 생기는 질환을 황반변성이라 한다. 황반변성의 종류는 변성을 일으키는 원인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그중 최근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이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나이 관련 황반변성은 노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망막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3번째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서양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안과 윤철민 교수는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종류에 따라 시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속히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5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 글씨나 사물이 구부러져 보이거나, 중심 시야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 암점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안과 진료를 보는 것이 좋고, 초기 황반변성의 경우, 이러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50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조기 진단을 위하여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이와 관련한 황반변성은 크게는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처음에 눈 속에 드루젠이라는 물질이 침착되면서 시작된다. 드루젠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는 않으나, 노화와 함께 여러 가지 생활습관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드루젠은 노폐물과 유사한데 눈 속에 있는 망막 밑에 쌓이기 시작하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시력을 담당하는 세포들이 적절한 영양분과 산소 등을 공급받기가 어려워져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더 진행하게 되면 시력을 담당하는 세포들이 ‘지도모양위축’이라는 상태로 진행하게 되고, 이러한 경우 시력이 서서히 저하되다가 최종적으로는 시력을 잃게 된다.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건성 황반변성에서 일부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바뀐다. 습성 황반변성은 말라비틀어지는 건성과 달리, 비정상적인 혈관이 망막 세포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출혈이나 진물을 망막 안쪽이나 밑에 고이게 하는 상태를 얘기한다. 이러한 혈관에서 나오는 출혈이나 진물들은 정상적인 망막의 기능을 방해해 시력을 저하시키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급격히 실명에 이르게 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방법은 없는 상태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대규모 연구를 통해, 건성 황반변성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비타민과 항산화제 조합을 확인했고, 현재는 이러한 결과에 따라 건성 나이관련 황반변성의 경우, 비타민과 항산화제를 포함한 ‘아레즈 포뮬라(AREDS formula)’의 복용이 권장되고 있다. 이렇듯 초기부터 관리를 잘 하면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말기로 진행하는 확률을 낮출 수 있지만,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고 병을 키운 경우에는 진행이 빠를 수 있어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현재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는 눈 속에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약물치료는 부작용은 덜하고 효과적으로 시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윤 교수는 “황반변성이 너무 진행하여 시각 세포들이 망가진 경우에는 다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최대한 시력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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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