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이제 질 내시경으로 질 주름까지도 직접 확인한다

도움말: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 리에스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 
내시경이라고 하면 보통 건강검진에서 흔히 받는 위나 대장내시경을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몸 내부에는 위, 대장 말고도 우리가 직접 잘 볼 수 없는 곳이 여러 군데 있고, 그 중에는 ‘질’도 있다. 질 내시경에 친숙한 환자들은 없을 것이다. 또 질 주름을 만들어주는 소위 지렁이 수술이란 말도 낯설 것이다.

과거에는 의사들만 검사 부위를 관찰하고 판단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환자들도 본인 몸의 내부를 직접 보고 싶어 하고, 보면서 검사 결과를 설명 듣고 싶어 한다. 치과 같은 경우에도 과거에는 어떤 치아를 이렇게 치료했다고 말로 설명은 듣지만, 말로만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의사인 내 경우에도 치과에서 입안 치아를 확대 촬영해 치료 전후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들을 때, 시각적으로 훨씬 더 이해가 빠른 경험을 했다.

마찬가지로 질도 여성 본인이 관찰하기에는 어려운 곳이다. 산부인과에 가면 의사들이 질경을 통해 질 내부를 보고 판단하고 설명하지만, 환자들이 눈으로 직접 보는 것에 필적하진 못할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자궁내시경과 방광내시경을 통해 간접적으로 질 사진을 찍어 보여 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연성 미세 질 내시경은, 일단 가늘고 부드럽게 휘기 때문에 환자가 통증이나 마취의 부담 없이 쉽게 받을 수 있다. 또한 기계도 작고 가벼워서 수술방이나 검사실로 이동하지 않고 외래에서 필요에 따라 그 자리에서 보고 결과를 바로 알려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즘에는 질 성형에 대한 여러 수요와 욕구가 있는데, 그중 질 점막에 주름을 만들어주는 수술을 흔히 지렁이수술이라고 부른다. 물론 의학적인 용어는 아니다. 왜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나이가 들면서, 특히 폐경이 되면 질 주름이 없어지고 평평해진다. 아무래도 그런 부분이 싫어서인지,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렁이수술을 원하는 여성들이 꽤 있다. 이 경우 수술 전후 질 안을 실시간으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돼 설명력이 많이 향상됐다.

물론 수술 외에도 성관계 후 질 안 상처, 질 안의 여러 염증, 질 안 점막이 튀어나와 보이는 점막 태그 등 환자들이 직접 볼 수 없지만 불편했던 질 안 상태를 직접 실시간 영상으로 환자에게 보여주면 이해도와 만족도가 매우 높다.

특히 최근에는 자궁 내 장치인 루프의 꼬리를 짧게 자르는 경우 밖에서 안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내시경은 자궁 안의 위치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요실금 테이프가 질 내에서 미세하게 노출된 경우 육안으로는 안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내시경으로 확대해 찾을 경우에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방광내시경으로도 활용 가능해, 과민성 방광의 진단 정확도도 올리고 방광 내 약물주입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이런 여러 질환으로 불편한 환자들 중 좀 더 직접적으로 치료 전후 결과나 본인 몸의 상태를 보길 원하는 환자들이라면 질 내시경 장비를 갖춘 전문 산부인과를 찾는 것이 좀 더 편안하게 검사를 받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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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