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는 '잔류 세제'가 병을 일으킨다...올바른 설거지 방법은?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깨끗하게 설거지를 한다고 해도 세제는 조금씩 식기에 남아 우리 몸으로 들어가게 된다. 잔류 세제는 신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방 세제를 고르는 법과 올바른 설거지 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잔류 세제는 어떻게 그릇에 남아 우리 몸으로 들어오게 되는 걸까?


세제 잘 남는 식기 따로 있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미세한 흠집들이 많다. 얇은 플라스틱 용기는 잦은 사용과 설거지 과정에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흠집들이 발생하게 되며, 이 흠집 사이로 세제가 침투하기 쉽다. 깊숙이 침투된 세제의 경우 물로 세척했을 때 세제 성분이 빠지지 않고 남아있게 된다.

이렇게 세제가 침투된 용기에 뜨거운 물이나 음식 등을 담아 재사용할 경우 세제가 용출되면서 신체로 들어올 수 있다.

뚝배기나 프라이팬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겉으로 보기엔 매끄럽지만,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거칠어 세제가 침투해서 흡착되기 쉽다. 나무 주걱 또한 세제가 스며들기 쉽고, 일반 식기류 또한 제대로 세척하지 않으면 잔류하기 쉽다.


세제 속 계면활성제가 신체를 망가뜨린다
세제의 세정력을 높이고 거품을 잘 나게 하는 촉매 물질인 계면활성제는 물이나 기름 어디에서나 잘 녹는다.


하지만 계면활성제가 신체로 들어오면 폐, 뇌 등의 장기에 쌓여 난임, 기형아 출산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면역기능 저하나 점막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성조숙증, 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동물실험 결과, 세제가 5일 동안 신체에 머물면서 독성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렇게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세제가 제대로 헹궈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1년에 한 숟가락 이상의 세제를 먹게 되는 것과 같다.


천연계면활성제 포함된 세제 선택해야
주방 세제의 경우 합성 계면활성제의 총함유량이 10~15% 이내인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 또 합성 계면활성제 대신 천연계면활성제가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제품 뒷면의 성분표에서 ‘코코넛아미도프로필베타인(코카미도프로필 베타인)’, ‘직쇄알킬벤젠계 LAS(직쇄알킬벤젠 슬로폰산나트륨)’, ‘차아염소산나트륨’과 같은 독성 물질이 기재돼있는 제품은 피하도록 한다. ‘로릴황산나트륨(SLS, SLES)’이라는 물질 또한 피부 트러블과 난치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천연계면활성제는 대체로 옥수수, 코코넛오일, 팜유, 감자전분과 같은 성분으로 구성돼있다. 대표적인 천연 계면활성제로는 ‘데실글루코사이드’, ‘코코글루코사이드’, ‘라우릴글루코사이드’, ‘소듐코코일에플아미노산’, ‘소듐코코일글루타메이트’, ‘포타슘코코일글리시네이트’가 있으니 제품을 선택할 때 꼼꼼히 확인해보자.


잔류 세제 걱정 없는 설거지 방법
올바른 설거지는 불림, 세척, 헹굼이라는 3단계를 철저히 거쳐야 한다. 설거지 전에 10분 정도는 물에 담가 불려야 하는데, 불리는 시간이 길고 물 온도가 높을수록 세척이 쉬워진다. 단, 세제 푼 물에 식기를 담그는 것은 삼가야 한다. 세제가 식기에 머물러 있는 시간은 짧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척 단계에서도 세제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이 좋다.

식약처에 따르면 세제 농도가 0.1% 이상 올라가게 되면 세척 효율이 더는 증가하지 않는다. 세제를 많이 쓰고 거품이 풍성하게 나야만 잘 닦이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세제는 50원 동전 크기만큼 묻혀서 사용해도 충분하다.

세제 중에는 원액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물에 희석해 사용하는 방식의 제품이 있다. 제품 뒷면의 사용법을 숙지해, 세제를 과용하는 경우가 없어야 한다.

세제가 잘 남는 뚝배기, 팬, 플라스틱 용기 등은 쌀뜨물이나 밀가루로 닦아내면 더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쌀뜨물과 밀가루의 사카라이드 성분은 물과 기름을 모두 빨아들이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식기를 헹굴 때 흐르는 물을 사용한다면 식기 하나당 15초 이상 헹궈야 잔류 세제의 걱정을 덜 수 있다. 만약 물을 받아서 헹군다면 물을 세 번 이상 교환해 잘 헹궈줘야 한다. 충분히 헹구게 되면 잔류 세제의 양도 확연히 줄어들 수 있다. 또 미지근한 물로 헹구면 세제가 잘 분해되기 때문에 사용하는 물의 양을 줄일 수 있다.

헹구는 과정에서 깨끗한 행주를 활용해 식기를 닦아주면 잔류 세제를 반 정도 줄일 수 있다. 식기의 세제가 대부분 행주에 흡착되기 때문에, 잔류 세제가 거의 없어진다.

아울러 맨손으로 설거지하면 세제의 성분이 주부습진을 유발하고 피부 노화를 촉진하므로 고무장갑도 꼭 착용해야 함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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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