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운동...장 밀려나오는 ‘탈장’ 위험 높여

▲ 세란병원 외과 정홍규 과장 
준비운동 없이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면 몸의 장기가 일부 돌출되는 ‘탈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탈장은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나 택배 기사에게서 잘 나타나며, 치료가 늦어지면 장이 막혀 내용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으로 진행될 위험이 크다. 세란병원 외과 정홍규 과장에게 탈장의 원인과 예방법 등을 물어봤다.

Q. 탈장이란?
A. 탈장은 신체의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인체의 복벽이나 기타 부위에 생긴 구멍으로 빠져나온 상태를 말한다. 돌출된 부위에 따라 대퇴부와 아랫배 부위에 발생하는 탈장을 대퇴부 탈장, 수술 부위를 통해 빠져나오는 반흔 탈장, 배꼽 부위로 빠져나오는 배꼽 탈장, 사타구니 부위에서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 등으로 일컫는다. 이 중 가장 흔한 탈장은 서혜부 탈장으로, 복부의 근육량이 감소해가는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Q. 탈장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비율은?
A.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혜부 탈장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4만 8,358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 환자 수가 4만 2,963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88%를 차지했으며 남성 가운데서도 60세 이상인 환자 수가 2만 5,350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Q. 탈장의 원인은?
A. 탈장이 발생하는 이유는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성장 과정에서 닫혀야 할 복벽의 구조물이 닫히지 않아, 이 사이로 장기가 돌출돼 발생하는 선천적인 경우가 있다. 또 복부에 압력이 상승해 복벽에 균열이 생겨 발생하는 후천적인 경우가 있다.

소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탈장 원인은 과도한 복강 내 압력 상승이며 무리하게 근력운동을 하거나 축구, 테니스, 레슬링 등의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기 쉽다.

Q. 탈장 증상은?
A. 탈장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 복부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또 배에 힘을 줄 때 사타구니 부위가 부풀어 오르면서 묵직한 압통이 동반되며, 배에 힘을 풀면 돌출 부위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게 느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균열이 넓어져 돌출된 덩어리가 더 커지게 되고, 통증의 정도도 심해진다. 특히 돌출된 장기가 균열에 끼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감돈 상태가 되면 장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장폐색으로 인해 오심, 구토, 복부팽만이 발생할 수 있다.

Q. 탈장 치료법은?
A. 탈장은 의료진이 직접 손으로 돌출된 장기를 밀어 넣는 도수 정복법이 있지만 재발률이 높아 수술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은 돌출된 장기를 제자리에 넣어주고 약해진 복벽을 보강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수술 이후의 흉터와 통증 등을 감안해 수술 부위를 절개하지 않는 복강경 수술이 널리 진행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뚫어 진행해 절개 수술보다 손상 정도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Q. 탈장 예방 및 주의사항은?
A. 복부에 근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 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운동을 하는 것은 탈장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평소에 요가나 스트레칭, 조깅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해 복근을 강화하는 습관은 탈장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또한 탈장된 부위를 계속해서 만지거나 임의로 제자리에 돌려놓으려 하는 것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의심 증세가 보이기 시작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의료진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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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