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Q&A] 배만 볼록...'마른 비만'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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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게티이미지뱅크 


Q. 안녕하세요. 제가 마른 비만인 것 같은데 어떻게 관리를 하면 좋을지 문의드립니다.


저는 30대 여성이고, 신장은 158cm에 체중은 48kg입니다. 겉보기에는 말라 보여서 지인들이 부러워하는데요. 숨겨진 제 뱃살을 보면 다들 깜짝 놀랍니다. 팔다리는 가는 편인데, 뱃살만 많이 나온 체형이라 항상 옷으로 배를 가리고 다니는데요.

뱃살을 빼고 싶어도 뱃살이 가장 마지막에 빠지는 편이라, 살을 빼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와 같은 마른 비만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며, 뱃살만 감량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리고 식후에 유난히 배가 많이 나오는데요. 마치 임산부처럼 윗배와 아랫배가 심하게 부풀어 올라, 바지를 입은 날에는 식후에 지퍼를 꼭 푸르게 됩니다. 혹시 복부 관련 질병이 있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뱃속이 불편한 증상은 없고 몇 시간이 지나면 배가 다시 되돌아오긴 합니다. 혹시 식후에 유난히 배가 많이 나올 때 의심되는 질병이 있을까요?


▲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수화 교수
A. 안녕하세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수화 교수입니다.

답변에 앞서 우리가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는 비만 용어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비만은 여러 가지 다양한 심혈관질환, 암성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을 유발하는 만성질환입니다. 단순히 비만의 진단을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 ㎏/㎡)만으로 예측할 수 없으므로 다양한 평가도구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마른 비만’이 정확한 의학용어는 아닌데요. 성인의 체질량지수가 정상 또는 낮지만 체지방률은 남성 25% 이상, 여성 30% 이상일 때를 말합니다.

‘복부비만’, ‘중심부 비만’은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남성은 90㎝(35.4인치) 이상, 여성은 85㎝(33.5인치) 이상인 경우를 말합니다.

‘내장비만’은 배꼽 위치의 복부 단층촬영(CT) 영상에서 복강 내 지방 면적(VFA, viceral fat area)이 100㎠ 이상인 경우를 말합니다. 하지만 방사능 노출과 비용, 시간·공간적 제약 때문에 체성분 측정과 허리둘레, 복부비만도 계산 등을 통해 내장비만의 정도를 추정하기도 합니다.

독자분은 현재 체질량지수 19.2㎏/㎡로 정상에 속합니다. 현재 허리둘레 정보는 없지만, 체형과 비교했을 때 허리둘레가 높은 복부 비만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식후에 보이는 복부 팽창감은 주로 여성이 많이 호소하며 복근이 약한 분들은 더 도드라지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윗배는 과식과 불규칙한 식사, 내장지방과 연관됩니다. 아랫배는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 복근에 힘이 없는 경우, 변비·숙변 등이 원인이 되며 주로 피하지방과 연관이 많습니다.

마른 비만, 복부비만의 관리는 과식과 불규칙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반드시 활동량 증가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저열량 식단보다는 빵, 떡, 음료(가당된 탄산, 과일 주스 등), 밀가루 음식 등 정제된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과일을 포함한 탄수화물 섭취를 전체 식단의 30% 미만으로 줄여야 합니다. 고단백 저지방식을 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됩니다.

운동은 단순한 유산소 운동보다는 복부와 등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함께 해야 합니다. 운동할 시간을 따로내지 않더라도 하루 중 출퇴근 걷기, 계단 오르기 등 활동량 증가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만약 운동할 시간이 정말 없다면 ‘잠자리 운동’이라고 해서 말 그대로 잠자리에서 아침에 15분, 자기 전 15분간 스트레칭 및 하복부 운동을 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이외에도 하루에 두 번 10층 이상의 계단 걷기, 이동 시 엘리베이터보다 계단 이용하기 등 다양하게 활동량을 증가시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식후 배가 많이 나오는 경우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만성 변비나 복근 약화입니다. 만성 변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섬유질과 수분 섭취 등으로 변을 건강하게 하고, 장운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규칙적인 식사시간을 지키고 걷기 등의 활동량 증가가 필요합니다.

그 외 복부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에서 배가 나오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으나 체중 감소 등 다른 동반 증상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진료가 꼭 필요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자궁, 난소 등 골반 내 장기에서 발생하는 질환이 동반될 수가 있으므로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을 동반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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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