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Q&A] 걱정 많은 성격...건강하고 튼튼한 정신을 갖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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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게티이미지뱅크

Q. 안녕하세요. 저는 신혼 생활 중인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성격이 워낙 세심하고 예민한 편이라 일상 속에서 사소한 걱정이 항상 뒤따랐는데요.

업무 시간에는 워낙 바빠서 업무적인 것 외에는 크게 걱정할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가끔 늦게 잠을 자는 날에는 걱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주로 미래에 대한 걱정인데요.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퇴사하면 어떤 일을 하고 살지, 계획에도 없는 자식에 대한 걱정, 부모님의 노후 걱정, 심지어 배우자가 갑자기 먼저 떠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합니다.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잠드는 시간은 더 늦어지고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막연한 걱정을 하는 제 성격이 참 불만인데요. 자고 일어나면 스스로 느끼기에도 어이없는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황당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걱정이 많다 보니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서, 시도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끔 늦게 잠들 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건강하고 튼튼한 정신을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 선릉숲정신건강의학과 한승민 대표원장
A. 안녕하세요. 선릉숲정신건강의학과 한승민 대표원장입니다.

독자분께서는 자신의 성격이 예민하고 걱정이 많다고 염려하시는군요. 꼬리를 무는 걱정 탓에 잠들기도 어려운 날이면 많이 힘드셨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우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해 많이들 걱정하면서 삽니다. 내일 학교나 회사에서 발표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염려부터, 돈과 관련된 문제, 심지어 죽음과 관련된 멀거나 찾아오지 않은 일들에 대한 걱정들 말입니다.

걱정은 ‘불안’에서 찾아옵니다. 불안이라고 하는 감정은 꽤 불편한 감정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불안함은 필요합니다. 우리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불안 덕분에 미래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위험을 줄이고 좋은 것들을 늘려가고자 대비를 하는 것이지요. 비가 오지 않았지만 여름 장마를 대비해서 둑을 높이 쌓고, 겨울은 멀었지만 곳간에 식량을 비축해 놓는 노력 모두 우리가 가진 불안의 긍정적인 요소들입니다. 우리가 가진 적당한 불안은 결국 우리를 잘 살아가게끔 도와주는 좋은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키나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개개인의 불안함 크기도 모두 다 다릅니다. 적절한 불안은 미래를 대비해 더 잘 살아갈 수 있게끔 돕지만, 반면 과도한 불안은 일상생활을 힘들게 만들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어렵고 어떤 일을 하는 내내 초조한 기분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불행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서 생각해 보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의 대부분은 일어나지 않거나, 혹은 일어날 확률이 극히 낮거나, 아니면 안 좋은 일이 생겨도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일 것입니다. 불안함이 느껴지면 잠시 멈춰 이렇게 생각해 보면 좋습니다. ‘나의 이 걱정과 불안한 생각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내가 해결할 수 있을까?’

여기서 내가 어떻게 해도 해결할 수 없는 일, 즉 죽음과 같은 일이라면 미리 불안해할 필요가 없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안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스스로 이를 끊을 노력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내 생각을 멈춰 주기는 어렵습니다.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나 튼튼한 정신을 갖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불안이 문득 찾아온다면 그 생각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불안을 해결해 보겠다고 계속 머릿속으로 대안을 찾으려고 생각하다 보면 결국 더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어차피 매번 걱정해도 더 나빠지기만 하잖아. 그만 생각하고 여기서 멈추자.’ 하는 결심과 동시에 이 생각을 그만둬야 합니다.

머리를 비울 수 있는, 좋아하는 것들을 즉시 시작해 보거나 집 밖으로 나가서 집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는 것으로 머리를 환기할 수 있습니다.

주기적인 명상은 마음을 조절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하루에 비슷한 시간을 정해두고 조용히 눈을 감고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연습은 마음을 안정화하는 좋은 훈련입니다. 명상을 하는 법은 요즘 유튜브에서 잘 알려주고 있으니 쉽게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주기적인 유산소 운동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주기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은 불안과 우울이 훨씬 낮다는 많은 연구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과 불안에 너무 오랫동안 또 깊이 빠져 있어서 혼자 힘으로 벗어나는 게 어렵다고 느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걱정이 많은 정도로 병원에 가야 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걱정과 불안으로 잠들기가 어려울 만큼 일상생활에 계속 지장이 있고 불편하다면 가까운 정신과 의원에 찾아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늦지 않게 필요한 도움을 받으셔서 걱정 없는 건강한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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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